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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남잖아요"…편의점 도시락 전쟁 이유있네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주력상품 3000원대서 4000원대로 이동, 올들어 매출 2~3배 폭발적 증가세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국내 편의점 업체들의 도시락 전쟁이 뜨겁다.

가격대비 성능을 뜻하는 '가성비'를 앞세워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못한 20~30대 직장인층을 공략하면서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워낙 잘 팔리는 추세이기도 하지만 편의점 업체들이 도시락 판매에 열을 올리는 진짜 이유 중 하나는 높은 이윤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18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CU, GS25, 세븐일레븐 등 국내 주요 편의점들의 주력 도시락 상품 가격은 3500원 이상에서 4000원 중반대다.

CU의 올해 1분기 단일 상품 중 매출 1위를 차지한 '백종원 한판 도시락'은 3500원, 매출 3위인 '백종원 매콤 불고기정식'은 3900원이다. CU는 두 제품을 지난해 12월에 출시했다. 이전까지만 해도 3500원 미만의 제품이 주류였지만 올해들어 3500원 중후반에서 4000원에 육박하는 도시락이 주력으로 자리했다.


CU 백종원 도시락 시리즈© News1
CU의 도시락 가격대별 매출 비중은 2013년만 하더라도 3500원 미만이 65%, 3500원 이상은 35%에 불과했지만 2015년에는 3500원 이상이 52%로 전체 도시락 매출의 절반을 넘어섰다. 지난해 CU 도시락의 연령별 구매 비중은 20대가 31.1%로 가장 컸고, 30대가 27.5%로 뒤를 이었다.

롯데그룹 계열 편의점인 세븐일레븐의 히트상품은 혜리도시락이다. 그중에서도 4500원에 판매하고 있는 '혜리 11찬 도시락'은 올해 1분기 세븐일레븐 전체 상품 중 매출 5위를 차지했다. 세븐일레븐에서 도시락 단품이 상위 10위 안에 오른 것은 혜리 11찬 도시락이 처음이다. 세븐일레븐의 혜리도시락 총 12종의 가격은 3500~4500원 사이로 3500원 미만 제품은 아예 없다. 세븐일레븐은 향후 일반 편의점 도시락보다 2배가량 비싼 프리미엄 도시락도 출시할 계획이다.


세븐일레븐의 혜리 11찬 도시락© News1
GS25도 최근 4500원짜리 '김혜자 명가 소갈비 도시락'을 출시했다. 지난 2월 선보인 '김혜자 명불 허전 모둠치킨 도시락(3400원)'은 최단기간인 34일만에 100만개 판매를 돌파했다.

편의점들이 이처럼 도시락 판매에 열을 올리는 것은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충분히 남아있고 앞으로 많은 이윤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편의점 업계는 지난해 3000억원 규모였던 편의점 도시락 시장 규모가 올해 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CU관계자는 "편의점의 전체 상품 매출 중 도시락, 김밥, 샌드위치 등 신선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10%를 밑돈다"며 "신선식품 매출 비중이 30%가량인 일본을 참고하면 도시락의 성장은 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향후 높은 이윤도 기대할 수 있다. 계열 식품회사를 통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서 도시락을 많이 팔면 팔수록 제조 계열사도 성장하고 편의점 매출도 늘어나는 '꿩 먹고 알 먹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CU의 경우 자회사인 BGF푸드를 통해 도시락을 만들고 있고, GS리테일도 후레쉬서브라는 계열사에서 김혜자 도시락을 생산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계열회사인 롯데푸드와 중소기업 하청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김혜자 명가 소갈비 도시락© News1
편의점 본사는 이들 제조사들로부터 납품받는 원가는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유통 업계에서는 앞으로 높은 가격의 도시락이 많아질 수록 이윤도 많이 남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기존에 투자해 놓은 설비에 몇 가지 반찬을 추가하고 가격을 올리는 시스템을 이미 어느정도 구축했기 때문이다. 이를 반대로 얘기하면 이익을 조금 줄이더라도 좀 더 싼 가격에 도시락을 판매할 수 있다는 뜻도 된다.

후발주자들도 속속 도시락 전쟁에 가세하고 있다. 신세계의 편의점 위드미는 간편도시락 시리즈 '쉐프가 만든 도시락' 1탄인 '더블고기 도시락(3800원)'을 15일부터 판매한다. 미니스톱도 3900원짜리 '언양식 바싹불고기 도시락'을 출시했다.

편의점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도시락은 폐기 비용의 부담도 안고 있는 상품으로 아직 많은 이윤을 남기는 상품군은 아니다"며 "향후 시장의 성장성을 감안하면 앞으로 주력 상품으로 자리잡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