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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대표자도 안 뽑는 학생들인데…”
 
지난달 몇 차례 있었던 대학생들의 4‧13 총선 관련 시위 뉴스를 본 직장인 최가람(27·여)씨는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대학생들은 최근 전국 45개 대학이 참여한 ‘2030 유권자 행동’이나 서울의 10개 대학이 주도한 ‘대학생·청년 공동행동 네트워크’ 등을 만들어 정치권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씨는 “선거를 앞두고 학생들이 떠들썩했던 것이 한두번이냐”며 “이러니 저러니 해도 투표율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분노한 학생의 힘을 보여주겠다’며 총선을 단단히 벼르는 대학생들이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싸늘하다. 20대 투표율은 매번 최하위를 도맡기 때문이다. 투표율 미달로 무산이 반복되는 대학가 총학생회 선거에서 정치에 대한 이들의 무관심을 엿볼 수 있다.
 

자료사진
 
1일 각 대학에 따르면 서울대 등 서울 시내 11개 주요 대학이 최근 5년간 치른 55차례의 총학 선거에서 과반 이하 투표율과 ‘후보자 없음’은 21차례(38.1%)에 달했다. 지난해의 경우 11차례 선거 중 5차례가 투표율 과반 미달, 후보자 없음 등으로 무산됐다. 스스로를 동성연애자라고 밝힌 총학생회장이 당선돼 화제가 된 서울대도 지난해를 제외하면 최근 5년간 선거가 모두 무산됐다.
 
66차례의 총학 선거 가운데 60%이상 투표율을 기록한 곳은 성균관대(3차례) 뿐이다. 그러나 지난해 성균관대 선거는 무효표가 대량으로 발견되고 불법선거 논란이 일면서 당선이 취소됐다. 투표율이 가장 낮았던 선거는 2012년 서울대로 27.7%였다. 당시 서울대는 연장투표 기준인 32%에도 미달해 학교 안팎에서 비판이 거셌다.
 
급기야 일부 대학은 당선 기준(투표율 50% 이상) 조항을 변경하거나 삭제했다. 고려대와 서강대가 그런 경우다. 중앙대와 서울시립대는 투표를 독려하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모바일과 전자투표를 도입했다. 그런데도 중앙대는 지난해 투표율이 48.8%에 그쳤고, 서울시립대는 후보자 없음으로 무산됐다. 한국외대의 경우 4년째 후보자가 없다.
 
이런 대학 총학 선거의 투표율은 총선 때 20대 유권자의 투표율과 엇비슷하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012년 19대 총선에서 20대 투표율은 42.1%였다. 당시 60대 이상은 68.6%가 투표장으로 향했다. 2014년 6‧4지방선거에서도 60대 이상은 74.4%를 기록한 반면 20대는 48.4%였다. 한양대 오규민(24) 총학생회장은 “젊은이들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과 그로 인한 피로가 낮은 투표율에 한몫 하고 있다”며 “자신들의 목소리를 사회에 전하고 싶다면 투표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20대 총선을 앞두고 전국 10개 대학 학부 총학생회와 청년·대학생 단체 '청년하다'가 대학생·청년 공동행동 네트워크 발족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전북대 신기현 교수(정치외교학)는 “대부분 젊은이들이 선거와 민주주의, 시민사회에 대해 체계적으로 배우거나 경험하지 못했다”라며 "이는 자신의 표가 현실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적 효능감’을 겪어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이번 총선에서 20대 투표율이 크게 오를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면서도 “‘참여가 권리를 보장한다’는 민주주의의 기본원리가 선거 참여를 통해 대학가에 전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니들 투표율이 높았으면,
지금 그 고생 하고들 있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