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어플

게임 성수기인 여름 시즌을 맞아 게임사들은 저마다 뜨거운 여름을 채워줄 화끈한 게임을 내놓고 인기몰이에 힘쓰고 있다. 특이한 점은 그동안 미개척지로 치부됐던 여성향 게임 시장도 여기에 합세하여 올여름을 부흥기로 삼을 탄탄한 신작 출시 일정을 밝혔다.

여성향 게임이란 주인공으로 ‘여성’이 등장하는 게임으로 주로 소녀(평범한 여고생)이 등장한다. 국내엔 남성들의 연애를 담은 보이즈러브(BL)게임이 여성향 게임이라고 많이 알려졌지만, 사실 BL게임은 여성향 게임의 일부 장르에 속한다. 국내에는 2007년 아마추어 게임 동호회인 팀 ‘대인배들’이 제작한 BL게임 ‘어이쿠! 왕자님’이 온라인상 크게 히트를 치면서 많은 동인 게임들이 나타났다. 아직 메이저 상업 게임사가 나타나지 않은 상태로 동인 위주의 게임이 출시되고 있지만, 매년 볼륨이 확장되고 있어 긍정적이라 볼 수 있다. 게다가 여성들의 게임 소비가 늘어나면서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을 정도.

기대작으로 선정된 게임들은 비주얼 노벨에서 연애, 육성, 어드벤처, 공포물까지 다각화된 테마로 이루어져 풍성한 볼거리를 자랑하고 있다. 국내에는 만화 페스티벌이나 통신 판매 등으로 유통되는 등 접근 방법은 제한적이지만, 성우 팬미팅과 같이 특색있는 오프라인 행사를 겸하여 팬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게임메카가 선정한 올 여름 국내와 일본 중심으로 출시될 여성향 게임 타이틀 정보를 살펴보자.

 

국내

메르헨 판타지 어드벤처 ‘웬디의 네버랜드’

▲ 공식 포스터 (사진 출처: 네버랜드 공식 블로그)

전형적인 동인 게임인 ‘웬디의 네버랜드’(이하 네버랜드)는 팀 네버랜드에서 만든 판타지 어드벤처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제임스 M.베리의 소설 ‘피터팬’의 동화적 테마를 차용하여 새로운 모험의 세계 네버랜드를 구축했다. 게임의 주인공 웬디는 18세기 말 영국 중산층에서 자란 여자아이로 자신을 네버랜드의 왕자라고 주장하는 피터팬과 만나게 되면서 파란만장한 모험과 연애의 세계로 떠나게 된다.

 
▲ "네버랜드" 오프닝 영상 (영상 출처: 팀 네버랜드 공식 블로그)

‘네버랜드’는 여성향 게임 팬 대다수가 성우 팬을 겸하고 있다는 점에서 볼 때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작품 중 하나다. 지난 2011년 캐릭터 음성지원 추가를 결정하면서 발매일을 미룬 만큼 팬들의 기대에 보답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로 찾아왔다. 실제 프로로 활동 중인 인기 성우진을 기용함은 물론, 주제곡과 오프닝 영상까지 확실하게 갖추어 눈과 귀를 즐겁게 하고 있다. 출연 성우진으로는 ‘가정교사 히트맨 리본’, ‘데스노트’ 등에 출연한 김영선, 앱게임 ‘스타프로젝트’로 인기를 끈 최승훈, ‘블리치’를 담당했던 신용우, ‘월드오브워크래프트’에서 아서스 역할을 했던 성완경 등이 참여했다. ‘네버랜드’는 윈도우즈 플랫폼으로 오는 2012년 8월 CD로 발매되며, 전 연령에서 이용 가능하다.

 

여성향 최초의 상업게임을 꿈꾼다 ‘덴더라이언’

▲ "덴더라이언"의 공식 포스터 (사진 출처: 체리츠 공식 블로그)

지난 5월 게임메카에 의해 처음 소개된 개발사 체리츠의 ‘덴더라이언: 너에게로 부는 바람’(이하 덴더라이언)이 서울 코믹월드에서 선을 보인다. 이 게임의 히로인 김희정이 순정만화에서 짜집기한 듯한 특색있는 다섯 명의 남자주인공들과 함께 한 지붕 아래 살면서 벌이는 연애 어드벤처물이다. 게임의 남자주인공들은 모두 토끼와 고양이로 수인화되어 표현된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덴더라이언’은 단순한 연애 기능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 육성이 혼합된 게임이다. 체리츠는 미래가 불확실한 현대 20대를 타겟으로 자기계발이란 부분을 게임의 중요한 콘텐츠로 집어넣었다. 따라서 플레이어는 시스템상 주인공 육성에 상당한 정성을 쏟아야 연애로 이어지는 강제성을 부여받는다.

첫 상업게임을 표방하는 만큼 CD 패키지 판매가 아니라 다운로드 컨텐츠로 출시될 예정이며, 네트워크 서버에 저장된 사용자 정보를 로딩하여 게임을 즐기게 된다. 국내 출시 이후, 일본어, 영어, 중국어 등으로 번역하여 전 세계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덴더라이언’ 역시 올 8월 출시되며 7월 21일 개최될 서울 코믹월드에서 프리미엄 판이 선행 공개될 예정이라 한다.
 

눈물없이 볼 수 없는 모바일 게임 ‘티어즈- 아홉 개, 열 개’

▲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죠 (사진 출처: 공식 블로그)

 

‘티어즈- 아홉 개, 열 개’는 지난 2011년 말 앱스토어에 출시된 모바일 게임으로, 올해 5월 안드로이드 마켓에 런칭했다. 2003년에 출시된 "티어즈- 아홉 개, 열 개"로 발매된 동인게임을 iOS 및 안드로이드 마켓으로 이식한 리메이크 버전이다. 새롭게 발매되면서 엔딩과 시나리오를 추가하고 그래픽을 세련되게 업그레이드하여 원작에 비교해도 손색없는 타이틀이다. ‘와처’와 같은 메이저 비주얼 노벨에 비해 내용은 짧지만 그만큼 높은 몰입감과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 하면 너무 슬퍼서 눈물 바람이 줄줄나기에 스포일러는 금물 (사진 출처: 공식 블로그)

 

주인공 서태혁이 과거를 회상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1회와 2회로 게임 플레이가 나누어져 있으며 연지라는 소녀와 얽힌 슬픈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다. 연애 시뮬레이션은 아니지만 국내 개발작만이 담을 수 있는 사회 문제를 깊게 다루고 있어 큰 공감을 사고 있다.

 

국외

연애 전대물 포터블판이다 ‘연애전대 Love & Peace’

▲ 지구의 평화는 물론 사랑의 평화도 지키는 연애전대!  (사진 출처: 공식 홈페이지)

 

주인공 소녀를 지켜주는 전대들도 소녀와 연애를 한다. 지구 평화를 지키기 위한 꽃미남 레인저 ‘하트 레인저’와 펼치는 연애 시뮬레이션으로 8월 30일 PSP 플랫폼으로 일본에서 발매된다.

초호화 성우 캐스트로 유명해진 ‘연애전대’는 호시 소이치로, 토리우미 코스케, 미야타 코우키 등이 레인저로 출연하여 여심을 울린다. ‘연애전대’는 모바일 게임에서 시작된 인기에 힘입어 드라마 CD 제작은 물론 PSP 게임 개발에까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게임이다. 슈퍼 로맨틱 배틀 러브 코미디 어드벤처라는 희귀한(?) 장르 특성에 부합하는 코믹 여성향 게임이다. 특히 레인저들이 차례로 주인공에게 사랑고백 배틀이 붙는 형식이 압권이다. 전대물 특성상 하트 레인저의 리더 역시 ‘레드’가 맡고 있다.

 

인기는 식지 않아, "박앵귀 유희록 2: 축제음악과 대원들"

▲ 나왔다 하면 팔리는 "박앵귀" 시리즈 (사진 출처: 공식 홈페이지)

 

일본 각종 캐릭터 차트를 도배하고 있는 ‘박앵귀’ 시리즈의 신작 ‘박앵귀 유희록2: 축제음악과 대원들’이 9월 20일 PSP 소프트로 발매된다. ‘박앵귀’ 시리즈는 일본의 신선조를 주인공으로 발매된 최초의 여성향 PSP 게임으로 두꺼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기존에 ‘박앵귀: 신선조기담’이란 타이틀이 큰 인기를 끌면서 닌텐도 및 PSP로 출시됐으며, 각종 캐릭터 인기 차트를 석권하기도 했다. 이번 시리즈는 PSP 전용으로만 출시되는 ‘유희록’의 후속작으로 원작의 주인공들이 둔소를 옮겨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주인공인 치즈루와 대원들이 함께 일본 축제 마츠리를 구경하면서 이야기는 진행하며, 플레이어가 맵을 이동하면서 등장인물들과의 만나고 대화를 이끌게 된다. 또한, ‘유희록’의 핵심인 미니게임에 성공할 경우 추가 이벤트를 얻게 된다.

 

여성향에 공포가, ‘디아볼릭 러버즈(diabolik lovers)’

▲ 호러 만점 분위기 "디아볼릭러버즈"의 주인공 (영상 출처: 공식 홈페이지)

공포, 미스터리, 추리가 가미된 남성향 게임이 인기를 끌듯이 이런 트렌드는 여성향 게임에서도 마찬가지다. ‘디아볼릭 러버즈’는 올 8월 발매 예정인 여성향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역시 PSP 플랫폼으로 발매된다. ‘박앵귀’를 제작한 유명 여성향 개발사인 오토메이트와 리젯이 공동개발하며 캐릭터의 비쥬얼과 호화 성우 캐스팅으로 발매 전부터 상당한 관심을 끌고 있다.

평범한 여고생인 코모리 유이는 주변에 떠도는 영혼을 보거나, 귀이한 현상을 목격하는 능력을 가졌다. 어느 날 뱀파이어에 대한 소식을 듣게 되면서 만난 꽃미남 여섯 명이 알고 보니 소문의 뱀파이어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이야기는 진행된다.  

일본 성우 중 억대 개런티의 주인공인 미도리카와 히카루가 출연하며, 그외에도 콘도 타카시, 카지 유우키 등 인기 성우들이 대거 참여했다. 하지만 귀여운 캐릭터와 달리 실제 콘텐츠는 수위가 높지만, 일본에서 15세 등급을 받은 타이틀이기도 하다.

[게임메카 정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