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스포츠 권오용]
야구게
임을 놓고 NHN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와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선수협은 최근 NHN과의 전·현직 프로야구 선수
퍼블리시티권(초상권) 사용계약 해지를 선언했다. NHN이 프로야구 선수 초상권 판매대행 권리를 불법적인 방법으로 취득했고 제값을
내지도 않았다는 것. 그러면서 게임업체들이 야구게임에 선수 이름과 사진 등을 사용하려면 NHN이 아닌 자신들에게 직접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NHN과 게임업체들은 말도 안된다며 맞서고 있다. 프로야구 개막을 맞아 기지개를 켜려는 야구게임에
악영향이 우려된다.
왜 싸우나 NHN은 지난해 1월 선수협과 5년 간의
초상권 독점 사용계약을 체결했다. 2015년까지 전·현직 프로야구 선수의 이름이나 사진 등을 상업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게임업체들에게 팔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마구마구'를 서비스하는 CJ E&M 넷마블과 '프로야구 매니저'의
엔트리브소프트 등 10여개 게임업체에 초상권을 팔고 게임 매출의 4.5%를 선수협에 로얄티로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 35억원이
지급됐다.
그러나 선수협은 이 계약이 전임 선수협 집행부에게 뇌물을 주는 등 불법행위로 체결된 것이라며 지난 9일
계약 해지를 선언했다. 전임 사무총장 권모씨는 지난해 초 '슬러거' 개발사이자 NHN의 자회사인 와이즈캣에게서 수십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가 드러나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NHN은 2010년 10월 와이즈캣을 인수할 당시 뇌물 수수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고 초상권 계약과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또 선수협의 계약 해지 통보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진짜 속내는 이
번 갈등의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로얄티 문제다. NHN은 초상권 판매위탁사가 되면서 선수협에 야구게임 매출의 4.5%를 주기로
했다. 은퇴 선수 모임인 일구회(1.5%)까지 합치면 로얄티는 총 6%. 선수협은 이것이 작다며 10%까지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선웅 선수협 사무국장은 "이번에 드러난 뇌물에 선수협에 대한 각종 후원금 등을 보면 NHN이 로얄티를 올릴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며 "작년에 선수 한 명 당 700만원이 돌아갔는데 야구게임에서의 중요도를 생각하면 가치를 제대로 못받고 있다"고
말했다.
NHN은 무리한 요구라고 주장했다. 선수협(일구회 포함)을 올려주면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올려줘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더욱 늘어난다는 것. 현재 KBO에 4.5~5%를 야구단의 초상권을 쓰기 위해 주고 있다. NHN 관계자는 "현재
선수협과 KBO 모두 합친 로얄티는 10~11%인데 요구대로 한다면 18%까지 뛴다"며 "남는 것 보다 비용이 더 들게 돼
야구게임을 만들 이유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일본과 미국은 5~6% 수준이다. 우리가 결코 작은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야구게임 위축…게이머 피해NHN과 선수협은 최근
접점을 찾기 위해 자리를 했지만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선수협은 오히려 NHN과 계약을 맺은 게임업체들에게 초상권을 사용하지
말라고 압박하고 새로 야구게임을 하려는 업체와 접촉하고 있다. 이에 대해 NHN은 게임업체들과 공동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특히
이들은 이번 기회에 야구게임에 쓰이는 초상권에 대해 공정한 기준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당장은 야구게임
이용자들에게 피해는 없다. 하지만 선수협이 초상권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서 법원이 받아들인다면 야구게임에서
윤석민·류현진·이용규 등 선수 실명을 볼 수 없게 된다. 갈등이 계속 되면 새로운 야구게임 개발도 위축될 수 있다. 야구게임이
프로야구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는 만큼 원만한 해결이 필요하다.
권오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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