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서울시, 청소년상담지원센터 상담결과 분석 발표..'인터넷 게임 과다 사용'이 1위]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는 김기영군(가명, 12세). 방과 후 대부분의 시간을 할아버지와 보내다보니 부모님이 준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를 갖고 노는 게 일상이 돼버렸다. 밥을 먹거나 외출해서도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않는 등 김군을 통제하기 어려워진 이유다.
부모가 나서 스마트 기기를 뺏으려 할 때도 김군은 울면서 소리치고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결국 부모는 김군을 데리고 지역청소년상담지원센터를 찾았다.
서울 청소년들이 하고 있는 가장 큰 고민거리는 무엇일까. '인터넷 게임 과다 사용'이 가장 많았으며 학업·진로, 일탈 및 비행, 대인관계 등도 목록에 있었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청소년상담지원센터의 2009∼2011년 상담내용을 분석한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최근 3년 동안 각종 문제와 고민으로 시 산하 21개 청소년상담지원센터를 찾은 청소년(9∼24세) 209만17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이다.
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청소년이 가장 힘들어하는 점은 '컴퓨터·인터넷 사용'이었다. 인터넷 게임·쇼핑·음란물 과다 사용 등의 상담 비율이 2009년 28.1%, 2010년 28.5%, 지난해 24.7%를 기록하는 등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은주 서울시 청소년 상담지원센터 팀장은 "지나치게 인터넷(게임)에 몰두해 학업에 흥미를 잃는 것은 물론 또래나 가족들간의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들이 많다"면서 "특히 이들은 자살 등의 일탈 행위를 벌일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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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학업·진로, 일탈 및 비행, 정신건강 등의 상담 비율도 해마다 증가했다. 2009년 13.5%였던 학업스트레스, 학교부적응 등에 대한 상담이 지난해에는 17.6%로 증가했다. 가출, 학교폭력 등에 대한 상담과 우울, 자살 등의 상담은 각각 3년새 3.6%포인트(p)와 1.3%p 늘었다.
성별별로 보면 2009년과 2010년에는 여자 청소년의 상담이 더 많았으나 작년에는 남자 청소년의 상담 건수가 2만여건 더 많았다.
여자 청소년은 주로 따돌림, 왕따, 이성교제 등의 '대인관계'에 대한 고민이 많은 반면 남자 청소년은 학교폭력, 가출, 금품갈취, 음주, 흡연 등에 관한 상담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인터넷중독 예방상담센터를 추가 건립하는 등 청소년 고민 상담서비스와 관련한 추가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조현옥 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무엇보다 청소년문제는 그들의 고민을 잘 들어주는 데서부터 해결점을 찾을 수 있다"며 "서울시도 청소년들의 고민을 언제나, 보다 전문적으로 듣고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