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어플

엔씨소프트의 교육용 게임‘푸드포스'.

새로나온 이색 게임들

환경교육·말 키우기·오디션

색다른 스토리·소재로 무장

사행성·폭력적 요소 없애

건전한 게임문화 조성에 앞장

국내 인기 게임들은 대개 정형화된 방식으로 진행된다. '아이온' '테라'처럼 고대나 중세를 배경으로 전사들이 칼을 들고 전투를 벌이거나 '서든어택'처럼 전쟁터를 배경으로 총격전을 벌이는 판박이식 게임들이 주류다. 너도나도 비슷한 구도에 그래픽과 사운드만 살짝 바꿔서 내놓는 게임은 기존 히트작의 아성에 부딪혀 고배를 마시기 일쑤다.

최근에는 공식처럼 굳어진 게임 장르에서 벗어나 색다른 스토리·소재로 무장한 이색(異色) 게임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런 게임은 경쟁사를 자극하고 이용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아 게임판에 활력소 역할을 한다. 사행성이나 폭력적 요소를 철저히 없애 건전한 게임문화를 만들어 나가기도 한다.

◆게임 속에서 말 키우고 환경교육까지

온라인게임에서는 사용자가 동물의 주인이 되기도 하고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될 수도 있다. 그 과정에서 재미뿐만 아니라 교육·학습 효과를 얻는 게임들도 나오고 있다.

위-엔트리브소프트의 말(馬) 조련 게임‘앨리샤’. 아래-NHN이 서비스하는 환경 교육 게임‘에코 프렌즈’.

엔트리브소프트가 올 2월부터 서비스 중인 '말과 나의 이야기, 앨리샤'는 말과 레이싱을 접목한 게임으로, '액션 라이딩'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선보였다. 말을 타고 광활한 대자연을 달리며 점프, 슬라이딩 등의 동작을 구사할 수 있다. 말의 먹이를 주거나 관리를 하고, 다른 말과 교배를 통해 망아지를 얻을 수 있다.

자동차 레이싱 게임의 경우 동일한 코스를 계속 공략하다 보면 게임에 금방 질릴 수 있다. 앨리샤는 게임을 하면 할수록 말이 성장을 하기 때문에 같은 지도에서도 색다른 플레이를 경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앨리샤는 6개월 만에 회원 90만명을 확보했다.

NHN 한게임은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에코 프렌즈'라는 환경교육 게임을 내놓았다. 나무를 심어 온실가스를 줄이는 임무를 수행하고, 친환경 건물을 지으면 메달·트로피를 준다. 어린이들이 지구촌 환경 문제의 심각성과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깨닫게 만들었다. 올 2월 한국어·영어 서비스를 시작으로 프랑스어·중국어 서비스까지 진행 중이다. 국내 이용자는 6만명을 돌파했다.

모바일게임에서도 톡톡 튀는 아이디어의 게임들이 눈에 띈다. 게임빌의 '촉앤톡'은 스마트폰 화면에 그림을 그려 친구에게 보여주고 그림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아맞히는 게임이다. 문제 은행에 저장된 3만개의 단어가 제공된다. 컴투스가 서비스하는 '와인타이쿤EX'는 포도 생산부터 와인 제조·판매까지 퍼즐 방식으로 즐기는 경영 게임이다.

◆온라인 노래 대결 게임에 15만명 도전

CJ E&M 넷마블이 지난달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슈퍼스타K 온라인'은 '세계 최초의 온라인 노래 배틀' 게임을 표방한다. 이용자가 노래를 부르면서 상대와 대결을 펼치고, 네티즌 투표로 승자를 가리는 방식이다. 지금까지 게임 참가자가 15만명을 넘어섰고, 네티즌 투표도 130만표에 달한다.

넷마블의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미스터 CEO'도 창업에 관심이 많은 20대 남성 이용자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회사를 키워서 주식 시장에 상장하고, 명함 교환 등 인맥을 넓히기도 하는 내용이다. 현재까지 14만명이 회원에 가입했다.

김준영 엔트리브소프트 사장은 "한국 온라인게임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지만, 장르를 다변화하고 새로운 소재를 개발해야 하는 것이 과제"라며 "중소업체의 경우 메이저 회사의 인기 게임을 흉내내기보다는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게임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설성인 조선경제i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