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전세계적인 대세가 되면서 플랫폼 환경이 PC에서 모바일로 급변하고 있다. '손 안의 컴퓨터'는 일대 혁명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이 흐름에서 가장 신경을 쓰는 곳은 다름아닌 게임 산업이다. 온라인 게임은 PC, 콘솔 게임은 게임기에서만 작동되는 것은 이제 옛말이 되고 있다.
이미 닌텐도DS, PSP 등 휴대용 게임기는 스마트폰의 발전과 더불어 쇠퇴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PSP를 만드는 소니의 경우 적자가 된지는 이미 오래됐고, 일본을 넘어 세계를 대표하는 휴대용 게임기 전문회사인 닌텐도 역시 태블릿PC나 스마트폰 등 스마트 기기 열풍 속에서 닌텐도DS, 위(Wii) 등의 매출에 엄청난 타격을 받으며 62년 증시 상장 이래 50년만인 지난해 432억엔의 적자를 냈다. 시가총액도 절반이 날아갔다.
온라인과 모바일의 구분이 없는 크로스오버, 융합형의 게임은 이제 시대의 가장 큰 요구가 되고 있다. 여기서 뒤쳐질 경우 미래가 보장되기 힘들 정도다. 온라인 게임사들은 업체 규모와 상관없이 모바일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서 이 흐름을 주도했던 대형 게임사들은 물론 중소 게임사들도 속속 이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아예 모바일 게임 개발팀을 꾸리거나, 기존 업체를 인수 혹은 퍼블리싱에 주력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진출하고 있다.
넥슨은 지난 28일 일본 모바일 소셜게임사인 인블루의 지분을 100% 인수했다. 인블루는 일본의 양대 모바일 게임 플랫폼인 그리(Gree)와 디엔에이(DeNA)에 모바일 소셜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으며 인기 장르인 카드 배틀 게임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이번 투자로 넥슨은 JCE, 모야소프트 투자에 이어 모바일 게임 개발력을 한층 강화하는 동시에 올해 시장 규모가 4000억엔(약 6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일본 모바일 게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수 있게 됐다. 넥슨은 인기 스마트폰용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 러쉬'의 후속작인 '카트라이더 러쉬+'도 최근 T스토어를 통해 출시하는 등 자신들이 보유한 게임 IP를 적극적으로 모바일로 전환시키고 있다.
NHN은 지난 4월 소셜네트워크게임(SNG) 개발사를 초청해 '소셜파트너스데이'를 열었는데, 연간 10개의 소셜게임을 선정해 15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웹젠은 신규사업그룹을 담당하던 김태훈 그룹장을 웹젠모바일 대표로 선임하고 곧 개업식을 가질 예정이다. 게임 개발은 물론 개발사 인수도 병행하기로 했다.
엠게임은 LG유플러스와 인기 육성시뮬레이션 게임인 '프린세스메이커'의 SNG버전인 '프린세스메이커 소셜'의 공동 서비스를 위한 업무 조인 계약을 체결했다. 엠게임이 개발중인 '프린세스메이커 소셜'은 원작의 세계관과 육성시뮬레이션이라는 플레이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유저 간 커뮤니티 및 상호 작용에 의한 게임 진행, 몬스터와 전투 및 파티 플레이 등 다양한 콘텐츠가 특징이다. 이번달 내 일반 유저에게 첫 공개 이후 8월 정식 서비스에 돌입하며, SNG 이외 향후 모바일 버전 출시와 유무선 연동을 지원하는 MMO 장르의 온라인게임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중소 온라인 게임사인 라이브플렉스도 모바일 산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라이브플렉스는 교육용 콘텐츠 'Why?' 시리즈로 유명한 예림당 및 모바일 사업을 추진하는 아인스와의 파트너십 제휴를 맺었다. 이를 통해 연내에 10여종의 게임을 선보이며, 내년에는 개발 및 퍼블리싱을 확대해 총 100여종 이상의 라인업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온라인 게임사인 초이락게임즈도 모바일게임 브랜드인 VIA를 런칭하고, SNG인 '몰스월드'를 첫 출시했다. '몰스월드'는 작물을 가꾸고, 마을을 확장하는 게임으로 중국에서 개발한 두더지 캐릭터 '타오미'가 주인공이다.
일본 업체인 그리와 디엔에이도 국내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리는 최근 국내의 소셜게임사인 파프리카랩을 인수했다. 전세계에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글로벌 통합 플랫폼인 '그리 플랫폼'을 지난 5월에 공개했고 조만간 국내에 정식 서비스할 예정이라 콘텐츠 확보가 절실하다. 디엔에이 역시 다음과 협력해 모바일 게임 플랫폼인 '다음-모바게'를 서비스하는 동시에 국내 모바일 개발사 인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모바일 사업의 경우 '안 하는 것보다는 늦은 것이 낫다'라는 말이 통용되고 있다"라며 "모바일 플랫폼이 대세가 되고 있는 이상 개발이나 퍼블리싱, 협력 관계 등 합종연횡이 더욱 활발히 이뤄질 것이다"라고 말했다.남정석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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