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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소통과 호흡, 그리고 게임 개발에 장인정신이란 단어까지 등장할 정도의 게임 개발사로 알려진 블리자드가 최근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열린 소통은 어느 샌가 사라졌고, 답답하고 꽉 막힌 운영으로 게이머들의 원성을 하고 있는 것.

디아블로3를 발매하기 전까지 블리자드는 높은 수준의 버그 픽스 능력을 바탕으로 완성도 높은 게임을 발매해 왔고, 게임이 발매된 이후에도 게이머들과 가까운 거리에서 문제점을 해결해 나갔다.

그런데 디아블로3 이후 과거의 모습에서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랜 개발 기간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디아블로3는 각종 버그와 오류로 몸살을 앓고 있으며, 그 해결 과정이 블리자드스럽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경매장에 있었다. 정확히는 현금 경매장이라 할 수 있다.

국내에는 도입되지도 않은 현금경매장이 무슨 문제냐고 할 수 있겠지만 디아블로3의 중심이 되는 경매장으로 인해 많은 문제들이 발생했고 그로 인해 파생된 문제들도 많다.

디아블로3의 현금경매장은 게임 내 아이템을 게이머의 소유로 인정하고 그것을 게임 머니 혹은 현금화 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게임 아이템의 현금거래를 인정해 나가는 추세인데, 그 가운데 블리자드도 현금 거래를 인정하고 그 안에서 수익 모델을 찾는 방향으로 운영 방식을 선회한 것이다.

게임사가 아이템에 가치를 매기고 돈으로 환산하기 시작하면 탄탄한 게임성을 유지하기 어렵다. 회사에 돈이 부족하면 게임 아이템을 생산해 내면 된다는 간단한 논리를 생각할 수 있는데, 이렇게 극단적인 선택은 당연히 하지 않겠지만 게임 내 시스템에 실제 머니가 게임 내로 흘러들어오기 시작하는 순간 게임 내의 경제는 심하게 요동치게 된다.

디아블로3의 케이스도 게임 아이템이 돈이 되기 때문에 중국의 수많은 작업장에서 골드와 아이템 파밍이 되고 있고 이것들이 거래사이트나 커뮤니티를 타고 게임 내로 스며들었다. 극 인플레이션이라고 불릴 정도로 게임의 물가는 상승하고 있으며 멈출 기세는 보이지 않는다.

현재 디아블로3의 경제를 잡기는 사실상 어려워졌다. 게임 내의 경제를 잡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소비 구조가 초기부터 만들어져야 하는데, 디아블로3에는 결정적으로 그러한 시스템이 구현되어 있지 않다.

국내의 MMORPG의 경우는 제작과 강화, 그리고 공성전, PvP 등을 통해 소비 구조를 초기부터 제작하는데, 디아블로3는 그건 시스템이 전혀 없었던 것이 문제다. 그리고 이미 이렇게 경제가 흘러온 이상 이런 것들을 안정화시키고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 사실이다.

얼마 전 마이크 모하임 대표가 현재의 문제점에 대해 사과하고 향후 새로운 시스템을 추가한다고 언급했는데, PvP와 함께 아닌 새로운 시스템이 얼마나 경제를 순환시켜 줄지는 의문인 상황.

이런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도 과거에는 커뮤니티나 홈페이지를 통해 함께 고민해 나갔는데, 디아블로3의 경우는 외골수적으로 회사의 일방적 방향에서 진행하고 있다. 어느날 밸런스가 말도 없이 조정되고 더 큰 문제가 있음에도 눈앞의 일에만 매달리며 무언가에 쫓기는 듯한 운영은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게이머들도 그런 블리자드의 모습에 크게 실망한 눈치고, 과거 블리자드에 열광하던 많은 이들도 이번 디아블로3 출시 이후 많은 변화가 있는 모습이다.

국내의 한 게임 전문가는 “이제 출시 3달을 맞이한 디아블로3가 게이머들 사이에서 조금씩 멀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아이템 가격 상승 속도가 너무 빨라 사용자들이 인플레이션을 따라가지 못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블리자드의 빠른 대책 마련과 사용자와 함께 호흡하는 운영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다소 부족한 면이 있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고 이야기 했다.

글 / 최호경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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