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대명사인 싸이월드에 성인 대상 웹보드 게임이 들어온다. 준비 중인 웹보드 게임에는 고스톱이나 포커, 마작 등이 포함돼 사행성 논란이 우려된다.
SK커뮤니케이션즈(대표 이주식, 이하 SK컴즈)는 15일 “싸이월드에 고스톱과 포커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15세 이용가인 게임 등급을 18세로 올리는 작업을 5월 중 마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저연령층에 몰려 있는 게임 이용자를 구매력 있는 성인층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이라고 전했다. 심의를 걱정하는 게임 개발사의 진입 장벽을 낮춰주고 성인 취향에 맞는 게임을 다양하게 만들겠다는 취지다.
SK컴즈는 싸이월드 게임 아이템 가격도 높인다. 현재 가장 비싼 아이템인 도토리 200개(2만원)의 가격을 700개(7만원) 수준으로 올린다. 30만원인 월 결제 한도액은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다.
SK
컴즈의 싸이월드 웹보드 게임 도입 움직임은 이용자와 매출 감소세를 반전시키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로 대표되는 외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득세로 싸이월드 인기는 예전 같지 않다. 지난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고는 방문자수 감소를
부채질했다.
닐슨코리안클릭의 자료를 보면 싸이월드 방문자수는 지난해 3월 2100만명에서 유출사고가 터진 7월 이후 점차 감소세를 보였다. 올해 3월엔 1600만명까지 떨어졌다. 1년 간 500만명의 방문자가 줄었다.
방
문자 하락과 함께 SK컴즈의 수익성은 악화됐다. 연간 매출은 2010년 2425억원에서 2011년 2621억원으로 8% 가량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241억원에서 53억원으로 70% 이상 감소했다. 각종 콘텐츠를 파는 싸이월드 앱스토어도 방문자가 줄었다.
지난해 3월 하루 49만명이 게임을 즐겼지만 올 2월에는 15만명으로 감소했다. 신규 앱 설치와 매출도 하락했다.
싸이월드는 시장활성화 방안으로 앱스토어 서비스 개편을 계획하고 있다. 18세 콘텐츠를 허용하고 모바일 서비스와 입소문 마케팅 채널 강화에 집중할 예정이다.
문
제는 혹시 제기될 수 있는 사행성 논란이다. 싸이월드 회원은 2600만명을 웃돌고 페이지뷰는 20억건 이상이다. 그만큼 성인용
웹보드 게임에 영향을 받는 대상이 많다. 업계와 전문가 사이에선 찬반 시각이 분분하다. 시장 규모가 커져 긍정적이란 입장과
싸이월드의 특성과 관계없는 게임을 왜 도입하는지 의문이란 반응이다.
웹보드 게임을 서비스 중인 모 업체 관계자는 “콘텐츠 경쟁력이나 개발 역량이 큰 업체가 게임을 시작하면 시장 자체가 활성화 돼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국
민대 법대 황승흠 교수는 “웹보드 게임은 불법 환전상이 분기 별로 수십 명씩 잡혀갈 정도로 사행성 조장 가능성이 커 규제가 강한
분야”라며 “당장 매출이 올라갈지 몰라도 운영을 잘 못하면 그동안 쌓은 싸이월드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SK컴즈 측은 “고스톱이나 포커는 신중히 검토한 후 서비스하겠다”며 “고연령층은 구매력이 있고 이탈도 적어 전체 시장을 키우는데 도움이 돼 타깃 콘텐츠를 만드는 게 취지”라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