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온라인 게임 시장에 이른바 ‘디아블로 폭풍’을 몰고 온 블리자드가 또 한 차례 회오리 바람을 가열한다. ‘스타크래프트Ⅱ’의 첫 번째 확장팩 ‘군단의 심장’이 그 주인공이다.
블리자드는 오는 8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애너하임 컨벤션센터에서 ‘군단의 심장’ 관련 멀티 플레이 시연을 시작으로 콘텐츠 공개에 나선다. 이 자리에는 블리자드 고위 관계자와 개발자를 비롯해, 한국e스포츠협회(이하 협회) 소속 선수단 8명 등이 참가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스타크래프트Ⅱ’가 ‘디아블로Ⅲ’로 촉발된 블리자드발(發) 돌풍을 고스란히 물려받을 지 관심대상이다.
◆ 태풍의 핵 ‘디아블로Ⅲ’
국내를 넘어, 세계 무대에서 ‘디아블로Ⅲ’의 인기는 연일 상종가다. 지난 달 15일 정식 서비스 개시 이후 서버 불안과 핵 문제 등 악재가 쏟아졌지만, 보란듯이 고공행진을 구사하는 모습이다.
'디아블로Ⅲ'
특히 ‘디아블로Ⅲ’라는 브랜드 자체의 가치가 제고되면서 구전효과도 발휘되고 있다. 한 PC방 관계자는 “최근 게임 유저들은 ‘디아블로Ⅲ’를 해봤거나, 그렇지 않은 경우 두 가지로 나뉘는 것 같다”며 “여러 악재가 도출됐지만 유저들의 충성도는 오히려 높아가는 추세이고, 접해보지 못한 유저들도 입소문을 타고 속속 유입되면서 동시접속자수는 한 동안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블리자드가 서버를 늘려 서비스 불안을 해소하고, 패치 등 대비를 잘하면 결과는 더 좋아질 것”이라며 “경쟁작에 장기간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디아블로Ⅲ’의 최고 동시접속자수는 한국 43만명을 포함해 아시아 지역에서만도 64만명에 달한다(PC방 이용자 포함). PC방 점유율 역시 40%대에 근접할 정도로 폭발적인 호응을 누리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일부 게임들이 출시 시기를 연기·보류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블리자드로서도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심정으로 악재 해소에 박차를 가하면서 흥행 이어가기에 분주하다. 과오를 인정하되 다각도로 보완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회사 측은 “지역별 과거 게임 접속 인원 등의 자료를 토대로 ‘디아블로Ⅲ’ 플레이어 규모를 보다 높은 수준으로 수치를 산출했으나, 아시아 지역 수요는 최대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었다”며 “서버 증설을 위한 배송과 설치 과정에서 현실적인 시간 소요가 불가피한 관계로 이 기간 임시적으로 미국 지역에 위치한 여분의 장비를 아시아 서버와 연결해 서버 수용 인원을 증가시켰다”고 했다. 이어 “추후 또 다시 접속 인원수가 서버 최대 수용 인원을 초과하려는 징후가 확인되면 최대한 빨리 조치를 취해 유저 여러분의 게임 경험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스타크래프트Ⅱ'
◆ ‘스타크래프트Ⅱ’도 부활
블리자드의 당초 예상을 빗나간 ‘스타크래프트Ⅱ’의 부진한 실적은 겸손과 변신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안겨줬다. 이 때문에 블리자드가 확장팩 ‘군단의 심장’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블리자드 마니아들을 위한 축제인 ‘블리즈컨’이 사실상 올해 개최되지 않은 점을 감안, 회사측은 8일 행사에서 ‘군단의 심장’을 설파하기 위해 총력을 다할 태세다.
‘군단의 심장’은 저그를 중심으로 전개되는데, 지금까지 칼날 여왕이었던 사라 케리건의 이야기를 담는다. 20개에 달하는 신규 캠페인 미션에다, 게임 플레이 방식도 변화가 가미된다. 확장팩에는 새로운 멀티플레이어 유닛과 지도는 물론, 배틀넷(블리자드의 게임 플랫폼)의 신규 기능 및 업그레이드도 반영된다.
한편으로는, e스포츠 종목으로서 대중화를 위한 장치도 갖춰진다. 앞서 블리자드는 협회와 손잡고 ‘스타크래프트Ⅱ’를 프로리그 종목으로 육성키로 했다. ‘스타크래프트Ⅱ’는 협회의 공인종목으로 선정됐다. 중흥을 위한 발판이 구축된 만큼, 블리자드는 굳히기에 돌입한다. 확장팩 발매에 맞춰 ‘스타크래프트Ⅱ’를 매개로 분위기를 엮어간다는 포부다. e스포츠 프로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전작 ‘스타크래프트’와 ‘스타크래프트Ⅱ’를 동시 아우를 수 있는 여건을 만든다는 목표다.
'스타크래프트Ⅱ'
이 연장선에서 북미 지역 프로 e스포츠 기구인 MLG(Major League Gaming)에서 주최하는 ‘여름 챔피언십’에 이영호(KT)와 김택용(SK텔레콤) 등 협회 소속 프로게이머 8명이 ‘스타크래프트Ⅱ’로 시범경기를 펼친다. 경기는 ‘군단의 심장’이 공개되는 애너하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블리자드 관계자는 “확장팩 시판으로 ‘스타크래프트Ⅱ’의 게임성과 콘텐츠 가치가 다시 한번 인정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e스포츠 공인 종목으로서도 기대를 충족시키도록 다각도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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