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가 최근 불법 프로그램 사용을 이유로 아시아 서버의 유저 수천명에게 계정 블록의 제제를 가한 뒤 후폭풍이 거세다. 여기저기서 억울함을 토로하는 유저들이 속출하고 있으며 일부 유저들은 블리자드의 음모라고까지 해 불신의 벽이 높음을 실감하게 하고 있다.
블리자드는 지난 13일 공지사항을 통해 디아블로3와 관련 아시아 서버에서 봇(오토 프로그램)이나 핵 프로그램 등 부정행위를 위한 프로그램을 사용한 수 천 명 이상의 유저를 제제했다고 밝혔다. 또한 대다수의 선량한 유저들을 위해 안전한 온라인 게임환경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해당 제제로 더 이상 게임을 즐길 수 없는 유저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블리자드가 제대로된 설명 없이 일방적으로 제제를 가하며 선의의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이다. 유저들 중 일부는 "레벨업을 보다 빠르게 하기 위해 퀘스트를 반복했는데 정지를 당했다"거나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하지도 않았는데 계정이 막혀 황당하다"는 말로 블리자드의 해명을 바라고 있다.
블리자드는 공지내용으로도 유저들의 비웃음을 사고 있다. '안정적이고 안전한 온라인 게임환경'이라는 문구에 대다수 유저들이 공감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유저들은 "안정적이지 않은 게임 환경은 블리자드가 초래한 것 아니냐"며 "서버 운영을 막장으로 하고 유저들 탓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같은 이유로 현재 다음 아고라 등의 게시판에는 이번 계정 정지와 관련 반발의 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 유저들은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한 유저들이 잘못"이라며 비판하고 있지만 상당수 유저들은 공감한다며 블리자드의 성실한 답변을 촉구했다.
극히 일각에서는 블리자드의 음모론도 언급하고 있다. 이OO이라는 유저는 "블리자드가 영구정지를 꺼내며 장시간의 서버점검의 불만을 덮으려고 한다"며 "계정이 막힌 유저들은 게임을 다시 하려면 게임을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추가 수익까지 노리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디아블로3 게시판. 서버 운영과 계정 제제에 대한 불만의 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를 종합하면 현재 디아블로3의 인기만큼이나 블리자드코리아의 운영에 대해 유저들의 불신이 극에 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무엇을 하든 기대 이상'이라는 블리자드가 유저들에게 실망감도 기대 이상으로 보여줬다는 설명이다.
한편 국내 게임사의 경우 불법 프로그램 사용자를 제제할 경우 해당 유저의 아이디와 프로그램 사용 정보 등을 공지해 유저들에게 충분히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관행으로 굳어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블리자드코리아가 그간 한국 게임사들이 행해왔던 것과 다른 방법으로 유저들을 제제해 더 큰 불만을 초래했다"며 "블리자드가 적절한 해명과 대안을 내놓지 못할 경우 더 큰 피해자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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