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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찾은 고향에서 가족들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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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10-07 (토) 10:22
     
     
    # 1
     
     
    할머니 산소에서.
     
    어머니 - 글쎄 내가 쉬는날 친구들!좀! 만나러! 가겠다는데! 느그 아빠가! '야 바람났냐?' 이러고! 어!
     
     
    아버지 - 내가 언제 그렇게 말했어
     
     
    어머니 - 아니 저녁도 안차렸는데 여섯시부터 어딜 나가냐고 그런다 아니니 그럼 난 언제 친구들 만나니 응?
     
     
    아버지 - 아니 그 바람 나는건 좋은데 밥은 차려놓고 가야 될거 아니야
     
     
    나 - ? 밥만 차리면 바람나도 상관 없다는거에요?
     
     
    아버지 - 그래 밥은 해놓고 바람을 피워라 이런 거지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는거야.
     
     
    어머니 - 뭐가 어쩌고 저째!
     
     
     
     
    # 2
     
     
    어머니 - 당신은 왜 그렇게 다른 아줌마들한테 다정하게 이야기해?
     
     
    나 - 아니, 성당에서 누가 뭐 물어보는데 '아 뭔데 아줌마는!' 하면 이상하잖아요
     
     
    아버지 - 그래 뭐 물어보니까 대답해주는건데 그게 그렇게 대단한 일은 아니지 않어?
     
     
    어머니 - 나한테는 그렇게 안해주면서! 그리고 넌 왜 아빠편 들어?!
     
     
    아버지 - (숟가락을 조심스럽게 놓으며) 김여사님 수저 터질지도 모르니 조심해서 집으세요~?
     
     
    어머니 - @#[email protected]!%!
     
     
     
     
    # 3
     
     
    나 - 수제비가 먹고싶어
     
     
    어머니 - 그럼 반죽을 해
     
     
    - 열심히 반죽하는 중
     
     
    아버지 - 임마 힘을 팍팍 줘서 누르면서 해야지 (예전에 만두집을 하셨음)
     
     
    나 - 이렇게요?
     
     
    아버지 - 에헤이 그게 아니라니까 그래!
     
     
    나 - 아니 그러면 직접 하시지 왜 날...
     
     
    아버지 - 장인은 원래 옆에서 훈수를 두고 가르침을 주는거야 직접 하는게 아니고 임마
     
     
    나 - ...네에 그러시겠죠
     
     
    아버지 - 너 말투가 왜그래 임마 불만있냐?
     
     
    나 - 불은 저기 책상위에 라이터 있죠
     
     
    동생(방문을 벌컥 열며) - 아니 가족들이 다 왜이렇게 아무말 대잔치야 정말
     
     
     
     
     
    #4
     
     
    공항가는길
     
     
    아버지 - 다음에 올 땐 머리좀 자르고
     
     
    나(장발임) - 그건 안해요
     
     
    아버지 - 용돈도 좀 주고
     
     
    나 - 이번에 드린건 뭐 배춧잎인가?
     
     
    아버지 - 돈은 많을수록 좋은거야 임마
     
     
    어머니 - 그래 그렇지 상품권 다섯장 끼워서 가져오면 더 좋고
     
     
    아버지 - 오랫만에 당신이 좋은 말을 하네
     
     
    나 - 이럴땐 좀 안싸워요 왜?
     
     
    아버지 (공항으로 들어서며) - 국제선이냐? 국내선이냐?
     
     
    나 - ...국내선이겠죠?
     
     
    아버지 - 밀항은 안된다.
     
     
    나 - 국내선이라니까! 내가 다시는 여기 오나봐라!
     
     
     
     
     
     
     
    #에필로그
     
     
     
    전화통화
     
     
    아버지 - 집에 잘 들어갔냐. 저녁 먹었냐.
     
     
    나 - 아직 안먹었어요.
     
     
    아버지 - 빨리 먹어라.
     
     
    나 - 이젠 식사시간까지 터치하시네 거 참.
     
     
    아버지 - 너네엄마 지금 운다.
     
     
    나 - ? 무슨 일 있어요?
     
     
    아버지 - 너 집에서 밥 잘 챙겨먹는지 또 걱정된다고 그런다.
     
     
    나 - 걱정마세요. 잘 챙겨먹으니까. 다음에 또 갈게요. 엄마 그만 울라고 해요. 잘 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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