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나루토매니아
  • 2뱅이
  • 3푸타코타
  • 4완벽그자체
  • 5해삼
  • 1뱅이
  • 2나루토매니아
  • 3알짜배기
  • 4뱅이
  • 5빙그레우유
펌) 내 아버지는 건달이였다.(조금 김)
연속출석 :
0일 랭킹 : 24위 명예1
36%
36% (108083 /300000)
  • 댓글 0 |
  • 추천 0 | 비추 0 |
  • 조회 2196 |
  • 2022-10-11 (화) 18:34



     
     
     
    제목 그대로 내 아버지는 건달이였다.


    80년대쯤, 지역에서 잘나가는 건달이였다고 했다.
    술만 들어가면 한쪽손엔 수백만원이 담긴 가방을 들고 
    각종 업소들을 돌아다니며 관리했다는걸 신나서 떠벌리곤 하셨다.


    그러던 중 80년대 말에 공부만 하던 소녀였던 어머니는 
    수능이 끝나고 친구들과 일탈을 꿈꾸며 아버지가 관리하는 나이트클럽에 갔고, 
    아버지는 첫눈에 반하셨다고 한다.


    할 수 있는 방법을 모두 동원해 어머니에게 물량공세를 퍼부엇고, 
    누나를 임신하고 결혼을 했다고 했다. 
    (어머니는 가끔 농담처럼 그때 일탈을 하지 않았으면... 하고 말씀하시곤 한다.)


    결혼 후 얼마뒤 정부의 범죄와의전쟁이 시작되었고, 
    아버지는 기반을 모두 버리고 어머니와 함께 다른 도시로 도망을 가 숨어 살았다고 한다.


    말씀하신것과 달리 말단조직원이였는지 다행히도 수배명단엔 오르지 않았고, 
    방탕하게 살았던만큼 모아놓은 돈이 없었던 아버지는 
    도망간 도시에서 막노동부터 시작해 안해본 일이 없었다고 한다.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버지는 건달생활동안 한번도 일반인들 상대로 금품갈취를 한적이 없다고 했다.


    아버지는 항상 입버릇처럼 두가지 말을 달고 사셨다.
    '힘이 없는건 부끄러운게 아니다. 정말 부끄러운건 힘을가지고 올바르게 사용하지 못하는것이다.'
    '힘을 가진건 자랑스러운게 아니다. 그 힘으로 약자들을 보호하고 지켜냈을때 자랑스러워지는것이다.' 라고 항상 말씀하셨다.


    실제로 아버지는 불의를 보면 참지못하고 약자를 보호하는데 망설임이 없으셨다.


    가정폭력을 일삼는 옆집아저씨를 때려눕힌적도 있고, 
    돈을 빌려주고 받지 못하는 사람을 위해 대신 싸워준적도 있었다.
    덕분에 우리집은 항상 가난했다.




    나는 고등학교 졸업 후, 늦게온 사춘기 때문인지 안좋은길로 빠지게되었다. 
    건달과 일반인 사이의 모호한 경계선에 1년정도 있었는데, 
    아버지는 피는 못속인다면서 호탕하게 웃으시고는 처음으로 날 향해 주먹을 날리셨다.


    살면서 한번도 아버지에게 맞아본 적 없었던 나는 적지않게 충격을 받았고, 
    이후 착실하게 공부를 하고 대학을 졸업했다.
    그리고 괜찮은 직장에 취직하고 괜찮은 인생을 살고있었다.
    어리석게도 그 행복이 영원할 줄 알았다.


    나는 아버지가 항상 강인할줄 알았다.
    나는 아버지가 영원히 아프지 않을 줄 알았다.
    6년전 아버지는 뇌출혈로 쓰러지셨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아버지는 재활에 전념했다.
    흔히 말하는 '아버지의 넓은 등이 좁아졋다' 라는걸 두 눈으로 확인했다.
    커다라고 굵었던 손은 한없이 야위였고 얼굴엔 생기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아버지는 포기하지않았고 
    열심히 재활훈련을 한 덕에 일상생활은 가능할 정도로 회복되었다.




    그리고 나는 오늘 아버지를 좋은곳으로 보내드리고 왔다.


    언젠가는 해야될 일인줄 알면서 막상 하려니 쉽지않았다.
    어머니의 볼은 상기되어있었고 마지막까지 투덜거리던 아버지는 떠나기 직전에 웃어주셨다.


    그냥... 문뜩 멋있는 나의 아버지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서 끄적여봤다.


    누군가에겐 건달이고 나쁜 사람이였을지 몰라도, 
    나에겐 세상에서 가장 훌륭하고 멋진 아버지니까. 
     
     
     
     
     
     
     
     


     
    나만 당할 수 없지
     
     
    댓글을 작성하시려면 로그인을 하셔야지만 작성가능합니다. [로그인하기] [회원가입하기]
    번호 제목 글쓴이 추천 조회 작성일
    3966 이기적으로 결심한 결혼 애플 0 1984 22/09/18
    3965 길바닥에 무 있길래 왜있나 했는데 유머토피아 0 4188 23/03/21
    3964 소개팅 대참사 짤의 대반전 유머토피아 0 2008 22/12/16
    3963 남자 헤어스타일의 중요성 해삼 0 1363 22/09/18
    3962 주행중 타이어빠진 트럭 해삼 0 3912 23/03/21
    3961 이해할수 없는 패션 세계 완벽그자체 0 4182 22/12/15
    3960 모니터 뒤로 뚜시기2 0 2068 22/09/17
    3959 궁예배우가 낯선곳에서 맡은 익숙한 향기 해삼 0 5168 23/03/20
    3958 "재벌, 변호사, 의사 드라마 질린다" 완벽그자체 0 3030 22/12/15
    3957 신라면 내수용 vs 수출용 비교 애플 0 1160 22/09/17
    3956 굴삭기쿤 고마워 땡수 0 3779 23/03/20
    3955 난 첫경험 과외쌤이랑 했다 애플 0 3093 22/12/14
    3954 드래곤볼 슈퍼 극장판 해외 개봉 후 돌았던 짤 유머토피아 0 1322 22/09/17
    3953 이건....팩트다. 애플 0 3430 23/03/20
    3952 Spc가 겨울 따듯하게 해주는 이유 해삼 0 1459 22/12/14
    3951 개물림 사고 대부분의 원인 돼지토끼 0 1907 22/09/17
    3950 아나콘다 실제로 본 누나 완벽그자체 0 3560 23/03/20
    3949 사기꾼 판별법 애플 0 1742 22/12/14
    3948 명절 조카몬의 습격 유머토피아 0 1120 22/09/17
    3947 BTS RM!! 애플 0 4375 23/03/19
    3946 날개 말리다가 봉변 애플 0 4831 22/12/13
    3945 우울증 환자의 사회재활 루트 해삼 0 1027 22/09/17
    3944 제주도 특징) 바다보이는 식당은 다 비싸고 맛없음 돼지토끼 0 3496 23/03/19
    3943 라커룸에서 코스프레 하는 손흥민 돼지토끼 0 1946 22/12/13
    3942 품종 개량한 하트 토마토 해삼 0 1673 22/09/16
    3941 업소녀에게 꿀팁 전수하는 지자체 돼지토끼 0 5599 23/03/18
    3940 대륙의 평범한 등산 코스. 애플 0 3491 22/12/12
    3939 인간관계에서 차단해야 할 인간 1순위 애플 0 1537 22/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