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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여기서 남편 덕질해도 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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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2622 |
  • 2019-12-19 (목) 18:47
    요즘 직장생활로 지친 우리 남편의 유일한 즐거운
    유튜브 조회수 ㅋㅋㅋ
     
    오유에서라도 알아주시는 분들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
    오랜만에 로그인 했습니다.
    우리 남편 자랑좀 할라고요-
    재력이나 빌딩 말고
    그냥 순전히 사생팬으로서-ㅋㅋㅋ
    제가 성공한 덕후라서요
     
    2008년 6월의 어느날, 직장인 밴드를 할라고 들어갔는데
    세상에나 아직 보컬이 안왔다네요?
    아니 누군데 연습시간을 안지켜?
    이러는데 문이 끼리릭 열립니다.
    그리고
    네.
    제 눈에는 후광이 비칩니다.
    그 예수님 뒤에 비치는 후광이요.
    저는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이렇게 잘생긴 남자가 있다니!!
    (순전히 제 주관입니다)
     
    그리고 저는 헛짓거리를 합니다.
    밥을사달라 술을 사달라
    공짜표가 생겼다(아오 언제적 유인방법이야.ㅋㅋ)
    그래서 본 영화가 강철중이랑 쿵푸팬덬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약 2주뒤에
    제가 손을 잡았고,
    그 손을 뿌리치지 못한 연약한 남자는
    제 남자친구가 되었습니다.
     
    불안증이 있는 저는 잘생긴 남자친구를
    꽤많이 괴롭혔습니다.
    그때마다 남편은 보살처럼, 산초야, 그런거 아니야 괜찮아. 하면서 다독이기도 하고
    어느날은 아 진짜 하면서 헤어지자고도 하고
    영화 여러번 찍었습니다.
    (저때문에요)
    그리고 직밴에서 만났는데 자꾸 아저씨들이 아저씨 음악만 하는거에요.
    연습도 안해오고 맨날 술만 마시구.
    그래서 제가 우리 음악 같이 안할텨 하고 꼬셨습니다.
    그렇게 나락으로 제 남편을 떨어뜨렸어요.
    밴드를 새롭게 결성하면서 10년치 욕을 다 먹었으니까요.
    (충분히 설명했지만 아저씨들은 그냥 화가 남)
     
    그러고 남편은 다니던 직장에서 병가를 냈다는 이유로 빠이;;
    (조금 열악한 직장이었는데 폐렴에 걸렸었거든요)
    용감하게 가내수공업으로 2010년에 1집을 내고요.. ㅋㅋ
     
    또 2집도 내고요..
     
    3집을 냈는데 거기에 "술"이 들어가서 유통금지처분을 받고 손석*의 라디오에도 인터뷰하고 또 쌩쑈..
    민변의 도움을 받아서 행정심판에서 이겨버립니다!!
    그리고 남편이 그해 겨울 민변 송년회에 가서 민중가요를 부르고 왔다는 훈훈한 이야기.^^
     
    그리고 2011년에 4집을 냅니다.
    그해에 제가 허리도 뿌러지고, 교통사고도 당하고, 자궁에 뭣도 생겨서 떼어내고, 사기도 당하고 아주 그냥 삼재를 제대로 맞이하고 있는데
    문득 이 슬픔을 음악으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기타로 뚱땅거리는데 남편이 그걸 듣더니 메탈로 만들잡니다.
    그래서 이 노래를 메탈로 이렇게 만들었습니다.
    진짜 제 신세가 꼭 아무것도 없는 도둑고양이 같더라구요.
    https://www.youtube.com/watch?v=yLVsBN5kOEY
    (그와중에 불타오르는 창작욕구..ㅋㅋㅋ)
    그때 여러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서 코퀄의 메탈을 완성했습니다!!
     
    그리고 2012년도에 5집을 냅니다.
    다 가내수공업이에요.
    생일축하노래랑, 어느날 오후라는 노래를 만들었어요.
    만드는 과정은 정말.. 식칼로 돌을 깎는 것 같은 꼼꼼함이 돋보이는 남편의 매력이 매우 돋보이는 시간들이었어요.
    그런데 이게 무려 7년뒤에
    책으로 나와버립니다.
    바람의아이들 출판사에서 "생일축하해요"를 책으로 만들어주신것!
    https://www.youtube.com/watch?v=RY4au7vr9i8
     
     
    그러나 저작권료는 여전히 300원이고 저희는 직장을 다니고 있습니다.
     
    여튼.. 남편이 진짜 제가 사주를 믿고 점을 믿고 그런건 아니지만 딱 10년을 그렇게 다치고, 다치고, 힘들고 그랬었어요.
    그런데 얼마전에 정년이 보장되는 직장에 들어가서..
    이제 창작활동을 더 활발히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냥 저는 남편의 얼굴을 매일 보는게 좋아요.
    제가 집도 구린거 사서 집값도 떨어뜨리는 사고도 치고..
    애 낳고 미친듯이 예민하게 굴었지만..
    보살같이 굴어주고, 음악에 대한, 창작에 대한 것도 놓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그 힘든 동굴에 있는것 같은 시간에도
    묵묵히 견디고, 노래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남편을 사랑해요.
    남편을 똑 빼닮은 딸래미도 있는데
    둘다 사랑해요.ㅋ
    그렇다고 제가 밥을 잘해주거나 청소를 잘하지는 못합니다.
    그냥 사생팬처럼 좋아만 해요.
    개콘에 옛날에 나왔던 사랑의 카운슬러 사생팬과 결혼한 남자- 이런느낌입니다.ㅋㅋㅋㅋ
    아침에 아무옷이나 입어도 멋있으니까
    꺄 멋있다 하고 저랑 딸램이가 얘기하면
    일부러 그러지 말라고 말하는것도
    아 진짜 시크한 매력 쩔죠 ㅋㅋ
    일부러 그러는거 아닌데~
     
    저희 남편이 사실 막 일반인 치고는 티비에 많이 나갔는데
    또 티비에 나간거 치고는 엄청 안풀린 케이스입니다.
    그래서
    혼자 알고 있기는 아까운 남자인지라
    락발라드 여전히 원키로 고음 쭉쭉 뽑아내는 마성의 남자인지라
    공유;;;;하고싶기도 하고요.(어감이 좀 이상;;ㅋㅋㅋ)
    일반인으로 살지만 또 여전히 창작자인 직장인이라.. 책도 준비하고 있고, 또 6집도 준비하고 있어요.
    이렇게 사는 부부도 있다는거.. 괜히 오늘 일 큰거 하나 다마치고
    요래요래 몰래 글 써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OiHLEnw1r48
     
    아마 아시는 분도 있을거에요ㅋㅋ
    하나도 안늙었죠?
    놀랍게도 내년에 마흔입니다.ㅋㅋ
    화장도 안하고 빛반사판도 안쓴 핸드폰 영상입니다.. ㅋㅋㅋ
    제가 남편 사랑하는 만큼이나 많이 사랑해주세요~
    불러주는 곳 있으면 노래하러 가고,
    가족끼리 소박하게 살아가면서
    봉사활동도 하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책쓰고 곡쓰는게 꿈입니다.
     
    혹시 이분 기억하시는 오랜 분 계시면 진짜 저희 남편이 고기 쏠지도..?ㅋㅋㅋ
    (아직 남편과 협의 안함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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