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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참 이기적인 새끼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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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0-11 (목) 10:20




    얼마전 고향에 내려갔다가
    어머니와 마트에 갔습니다.
    카트를 끌고 이리저리 두리번 거리며 가는데
    어느 순간 어머니 모습이 보이지 않더라구요.


    카트를 끌고 왔던 길을 되돌아 가다보니
    저 쪽 어딘가에서 어머니 모습이 보이더군요.


    손에 무슨 나무 판때기 같은 것을 들고
    한참을 바라보다가, 쓰다듬어도 보고, 냄새도 맡아보고 하시기에
    조용히 뒤로 가서 보니
    무슨 도마를 그렇게 보고 계시더라구요.


    뭐 옛날에 보던 각진 나무도마 그런것과 다르게

    윤기도 나도 통통한게 좋아보이긴 하더군요.

    그런데 가격을 보니 무슨 나무 판때기가 7만원 가까이나...

    차암 이해 안되는 물건이라고 이런옆에서 궁시렁 대니
    멋쩍은 표정으로 다시 제자리에 두시기더라구요.


    뭐 그러고 장을 다 보고 집에 와서
    식사를 하고 부엌에 앉아 있다가 무심결에 싱크대 쪽을 봤는데
    군데군데 검은 곰팡이 같은 얼룩에 김치로 벌겋게 물든 도마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순간 좀 많은 생각이 올라오더군요.
    어머니는 무슨 재미로 사셨을까. 아니 무슨 재미로 사실까.

    많이 아픈 동생이 있어서 평생을 그 뒷바라지를 하며 사셨던
    아픈 사정으로 아버지와 이혼하시고 지금도 동생과 둘이 계시는
    없는 형편에도 나에게는 부족함 없이 다 해주셨던 어머니
    좀 전에 장봐온 물건들을 봐도 결국 다 저 해먹일 것들 뿐이더군요.


    '나는 참 이기적인 새.끼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렇게 때 꼬질꼬질해진 플라스틱 도마로 음식을 해드시는 것도 모르고 살았던
    요즘 같이 어려운 때는 나 한 몸 잘 건사할 수 만 있어도 효도라는
    이기적인 자기 합리화로 살아가는 내가 부끄럽게 느껴졌습니다.


    한편으로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예쁜 그릇, 예쁜 꽃 그런 것 참 좋아하셨던
    젊은 시절의 어머니 모습들.
    시간이 흘러 그런 모습들이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진 지금이 좀 서글프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다시 일터가 있는 작은 도시로 돌아왔을 때,
    아무래도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생각에
    난생 처음으로 기념일이 아닌 날에 어머니께 선물을 해드렸습니다.


    인터넷으로 원목도마를 검색해서 호주에서 장인이 만들었다는
    그 때 그 마트에 있던 녀석보다도 비싼 녀석을
    어머니께 선물로 보내드렸습니다.
















    일부러 일하시는 직장으로 보내드렸는데 이렇게 사진을 보내오시더라구요.
    같이 일하시는 어머님들이 한번 보자고 해서 열어봤다시는데

    덕분에 자랑도 좀 되고 해서 그런지 좀 많이 신이 나신것 같아서

    저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지금 보니 카톡 사진도 이렇게 바꿔 놓으셨네요 ㅎㅎ
    맨날 판매하시는 건강식품이나 화장품 사진 아니면

    무슨 꽃 사진 같은거였는데











    어머니는 내가 어릴 적에
    내가 좋아하던 장난감 로보트며 총이며 없는 살림에

    생활비 아껴서 사주시고 했는데
    참 무심했네요.


    평생을 다해도 부족하겠지만
    이 세상에서 나를 아무 조건 없이 사랑해주는

    단 한 사람에게 그 분이 주신 반의 반이라도

    보답할 수 있도록 열심히 살아봐야겠습니다.


    그래도 우리 어머니 아직까지는 좋아하는 것도 있으시고,
    젊은 시절의 로망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것을

    조금은 간직하고 계신 것 같아서 참 좋습니다.

    위에 처럼 어머니 카톡 받고 이런 저런 많은 생각을 해 본 하루였네요.

    잠 안오는 새벽에
    일기처럼 끄적거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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