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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녀의 거짓말 때문에 시작된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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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20 (수) 12:30



    1990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했을 때다. 유전이라는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서 벌어진 이 전쟁에 개입하기 위한 명분을 찾고 있던 부시(아버지) 행정부에 무릎을 칠 만한 일이 벌어졌다. 10월10일, 나이라흐(Nayirah) 라는 15살짜리 쿠웨이트 소녀가 미국 의회 인권소위원회에 나타나 다음과 같은 충격적인 증언을 한 것이다:

    "저는 지금 막 쿠웨이트를 빠져나왔습니다. 쿠웨이트에 있는 동안 저는 제가 자원봉사자로 일하고 있던 알 아단 산부인과병원에 이라크 군인들이 총을 들고 병원으로 난입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그들은 인큐베이터 안에 있던 미숙아들을 꺼내 병원 바닥에 내던진 뒤 인큐베이터들을 가져갔습니다. 아무런 보호 없이 차가운 바닥에 누워 있던 갓난아이들은 죽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너무나 무서웠습니다. 저는 이 아이들처럼 똑같은 미숙아로 태어난 제 조카도 이렇게 죽어가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몸이 부들부들 떨렸습니다."

    혹시 이 이야기를 아직 기억하고 계신 분이 있는지 모르겠다. 쿠웨이트를 침공한 후세인의 병사들이 인큐베이터의 미숙아 갓난아이들까지 참혹하게 죽이는 만행을 저질렀다는 이야기.

    나이라흐의 증언이 끝난 뒤, 인권소위에 참석하고 있었던 하원의원 존 포터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하원에 인권소위가 생긴 지 8년째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세계 여러 곳에서 자행되는 인권 탄압과 비인간적인 행위에 대해 수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이 이야기처럼 참혹하고 잔인하며 끔찍한 예는 일찌기 없었습니다. 전세계 모든 나라가 나서서 이런 잔악무도한 일을 자행하고 있는 이라크를 응징하고 쿠웨이트 국민을 구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해야 할 때입니다."

    10월16일 CNN의 "래리 킹 라이브" 에 나온 주미 쿠웨이트 대사는 의회에서 증언한 소녀 나이라흐의 예를 들며, 이라크가 쿠웨이트에서 저지르고 있는 잔혹 행위에 대해 수많은 증인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부시는 처음 이 이야기에 대해서 신뢰할만한 증언이 아니라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했으나, 며칠 뒤 태도를 바꿔서 이를 기정사실화했다. 뿐만 아니라, 기회 있을 때마다 이 사례를 단골로 써먹으며 대중을 자극했다. 이 인큐베이터 학살 이야기는 미국 정부에게 매우 중요한 사례였는데, 이를 통해 '후세인=히틀러' 라는 등식을 대중에게 설득할 수 있었고, 미국이 이라크에 개입하는 것은 석유때문이 아니라 인본주의적인 동기라는 점도 아울러 선전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이라흐의 생생한 증언은 일반 미국인뿐만 아니라 상하원 의원들까지 크게 자극했다. 이라크 침공에 부정적이었던 많은 의원들이 찬성으로 돌아섰다. 미국 상원은 52대 47로 부시의 이라크 침공을 승인했다. 적어도 7명의 상원의원이 이 인큐베이터 사건을 투표에 중요한 요소로 활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증언이 없었다면 이라크 개전안은 상원에서 부결됐을지도 모른다는 말이다. 미국은 이라크에 폭격을 시작했으며, 수많은 희생을 남긴 채 전쟁은 미국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다.

    걸프전이 끝나고 나서 얼마 뒤, 충격적인 사실이 폭로되었다. 쿠웨이트를 탈출한 한 소녀의 생생한 증언으로 시작되었으며,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정당화하는 상징으로 작용했던 인큐베이터 학살 사건은 새빨간 거짓말이었음이 드러났던 것이다. <하퍼스 매거진> 의 존 맥아더에 의해 밝혀진 바에 따르면, 당시 의회에서 증언을 했던 15세 소녀 나이라흐는 다름아닌 "래리 킹 라이브" 에 나왔던 주미 쿠웨이트 대사의 딸이었으며, 쿠웨이트 왕족의 한 명이었던 것이다. 말하자면 이라크의 침공으로 정권이 흔들리게 된 쿠웨이트 정부가 거짓말을 지어내어 미국에 퍼뜨림으로써 미국의 개입을 이끌어내려 했고, 이것이 미국의 이익과 딱 맞아떨어지는 바람에, 거짓말은 아무런 의심 없이 사실로 굳어져 사이비 진실이 되어버린 것이다.

    애초에 거짓 증언이 나왔을 때, 소문을 옮기는 증언들만을 토대로 하여 쿠웨이트의 미숙아 312명이 살해당했다고 성급하게 발표했던 국제사면위원회는 논란이 일자 자체 조사에 들어갔다. 곧 위원회는 이라크군에 의해 인큐베이터에서 쫓겨난 갓난아이는 한 명도 없었음을 확인했다. 사면위원회는 이같은 재조사를 근거로 하여 자기네 발표를 철회하며 사과했다.

    전쟁이 끝난 1991년 3월15일, ABC 방송의 존 마틴 기자는 인큐베이터 학살 사건이 벌어졌다는 쿠웨이트의 알 아단 산부인과병원을 직접 찾아가 관계자들과 인터뷰한 뒤, 그 이야기는 거짓말이었음이 확인되었다고 보도했다. 병원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은 나이라흐를 본 적조차 없으며, 인큐베이터 사건 같은 것은 들어보지도 못했다고 증언했다. 뒤이어 언론들은 앞다투어 이 전대미문의 사기의 진상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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