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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건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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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04 (월) 12:34



     
     


    지금은 아니지만... 


      

    그때는 딸 하나를 둔 평범한 아빠였다. 


      

      


      

    시작은 


      

    우연한 실수에서 비롯됐다. 


      

    친구에게 건다는 게 그만 엉뚱한 번호를 눌렀다. 


      

    어쩌면 운명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여보세요” 


      

      


      

    “아빠~?” 


      

      


      

    아마도 내 딸 현정이와 비슷한 또래로 초등학교 저학년 쯤 되는 여자아이 목소리였다. 


      

      


      

    “넌 아빠 번호도 모르니? 


      

    저장이라도 하지 !” 


      

      


      

    괜히 내 딸 같아서 


      

    핀잔을 준 건데 ... 


      

      


      

    “아빠 바보... 


      

    나 눈 안 보이잖아!” 


      

      


      

    순간 당황했다. 


      

    ‘아! 장애있는 아이구나’ 


      

      


      

    “엄만 요 앞 슈퍼가서 


      

    대신 받은 거야 


      

    아빠 언제 올거야?” 


      

      


      

    너무 반기는 말투에 


      

    잘못 걸렸다고 말하기가 미안해서... 


      

      


      

    "아빠가 


      

    요즘 바빠서 그래” 


      

      


      

    대충 얼버무리고 


      

    끊으려 했다. 


      

      


      

    “그래도 며칠씩 안 들어오면 어떡해? 


      

    엄마는 베개싸움 안 해 


      

    준단 말야.” 


      

      


      

    “미안~ 아빠가 바빠서 그래! 


      

    일 마치면 들어갈게” 


      

      


      

    “알았어 그럼 오늘은 꼭 와 


      

    끊어~” 


      

      


      

    막상 전화를 끊고 나니 걱정됐다. 


      

    애가 실망할까봐 그랬지만 결과적으론 거짓말한 거니까, 


      

    큰 잘못이라도 한 것 처럼 


      

    온종일 마음이 뒤숭숭했다. 


      

      


      

    그날 저녁, 전화가 울린다. 


      

    아까 잘못 걸었던 그 번호... 


      

    왠지 받기 싫었지만 떨리는 손으로 받았다. 


      

      


      

    “여~~ 여보세요?” 


      

    침묵이 흐른다. 


      

      


      

    “여보세요” 


      

      


      

    다시 말을 하니 왠 낯선 여자가... 


      

      


      

    “죄~ 죄송합니다. 


      

    아이가 아빠한테서 


      

    전화가 왔대서요” 


      

      


      

    “아~ 네... 낮에 제가 


      

    전화를 잘못 걸었는데 


      

    아이가 오해한 거 같아요.” 


      

      


      

    “혹시 제 딸한테 


      

    아빠라고 하셨나요? 


      

    아까부터 아빠 오늘 온다며 


      

    기다리고 있어서요” 


      

      


      

    “죄송합니다 엉겁결에...” 


      

      


      

    “아니에요. 


      

    사실 애 아빠가 한달 전에 


      

    교통사고로 갑자기 돌아가셧어요. 


      

    우리 딸이 날 때부터 


      

    눈이 안 보여서 


      

    아빠가 더 곁에서 보살피다보니 


      

    아빠에 대한 정이 유별나네요” 


      

      


      

    “아~ 네! 괜히 제가~...”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제 딸한테 


      

    아빠 바빠서 오늘도 못 가니 


      

    기다리지 말라고 말씀 좀 해주실 


      

    수 있나요?“ 


      

      


      

    “그냥 그렇게만 하면 


      

    될까요?” 


      

      


      

    “네 부탁 좀 드릴게요. 


      

    잠도 안 자고 기다리는 게 


      

    안쓰러워서요. 


      

    죄송합니다. 


      

    참 애 이름은 '지연'이에요. 


      

    유지연! 


      

    5분 뒤에 전화 부탁드릴게요“ 


      

      


      

    왠지 모를 책임감까지 느껴졌다. 5분 뒤에 전화를 걸자 


      

    아이가 받는다. 


      

      


      

    “여보세요.” 


      

      


      

    “어 아빠야~ 지연아! 


      

    뭐해?” 


      

      


      

    “아빠 왜 안와? 


      

    아까부터 기다리는데” 


      

      


      

    “응~ 아빠가 일이 생겨서 


      

    오늘도 가기 힘들 거 같아” 


      

      


      

    “아이~ 얼마나 더 기다려? 


      

    아빤 나보다 일이 그렇게 좋아?” 


      

      


      

    아이가 갑자기 우는데... 


      

    엉겁곁에... 


      

      


      

    “미안 두 밤만 자고 갈게” 


      

      


      

    당황해서 또 거짓말을 해 버렸다. 


      

      


      

    “진짜지? 꼭이다! 


      

    두밤자면 꼭 와야 해! 헤헤~” 


      

      


      

    잠시 뒤에 아이 엄마에게서 


      

    다시 전화가 왔는데 너무 고맙단다. 


      

      


      

    아이한테 무작정 못 간다고 할 수 없어 이틀 뒤에나 간다고 했다니까 


      

    알아서 할테니 걱정 말라며 안심시켜 줬다. 


      

      


      

    그리고 이틀 뒤, 


      

    이젠 낯설지 않은 그 번호로 전화가 왔다. 


      

      


      

    “아빠!” 


      

      


      

    울먹이는 지연이 목소리 


      

      


      

    “아빠! 엄마가 아빠 죽었대. 


      

    엄마가 아빠 이제 다시 못 온대... 아니지? 


      

    이렇게 전화도 되는데 아빠 빨리 와 엄마 미워 거짓말이나 하고... 


      

    혹시 엄마랑 싸운 거야? 


      

    그래서 안 오는 거야? 


      

    그래도 지연이는 보러 와야지 


      

    아빠 사랑해 얼른 와~” 


      

      


      

    가슴이 먹먹하고 울컥해서 


      

    아무 말도 못한 채 한참을 있을 수밖에 없었다. 


      

      


      

    “지연아 엄마 좀 바꿔 줄래?” 


      

      


      

    전화를 받아 든 지연이 엄마는 


      

    미안 하다며 애가 하도 막무가내라 사실대로 말하고, 


      

    전화걸지 말랬는데도 저런단다. 


      

      


      

    그말에... 딸 둔 아빠로써 


      

    마음이 너무 안 좋아서 제안을 했다. 


      

      


      

    “저기~~ 어머니! 


      

    제가 지연이 좀 더 클 때까지 


      

    이렇게 통화라도 하면 안 될까요?” 


      

      


      

    “네? 그럼 안 되죠. 


      

    언제까지 속일 수도 없고요” 


      

      


      

    “지연이 몇 살인가요?” 


      

      


      

    “이제 초등학교 1학년이에요” 


      

      


      

    “아~ 네 저도 딸이 하나 있는데 3학년 이거든요. 


      

    1학년이면 아직 어리고 장애까지 있어서 충격이 더 클 수도 있을테니까 제가 1년 쯤이라도 통화하고 사실대로 얘기하면 


      

    안 될까요?“ 


      

      


      

    “네? 그게 쉬운 게 아닐텐데” 


      

      


      

    “제 딸 보니까 1학년 2학년 3학년 


      

    한 해 한 해가 다르더라고요. 


      

    좀 더 크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거 같아요“ 


      

      


      

    오히려 내가 지연이 엄마한테 


      

    더 부탁을 했다. 


      

    그땐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지연이에게 뭐라도 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그 뒤부터 자주는 아니지만 


      

    보름에 한번쯤 지연이와 통화를 했다. 


      

      


      

    “아빠 외국 어디에 있어?” 


      

      


      

    “사우디아라비아” 


      

      


      

    “거기서 뭐하는데?” 


      

      


      

    “어~ 빌딩짓는 건설현장에서 일하고 있지” 


      

      


      

    “아~ 거긴 어떻게 생겼어?” 


      

      


      

    어릴 적 아버지께서 사우디아라비아에 건설노동자로 몇해 다녀오신 적이 있어서 


      

    그때 들은 기억들을 하나둘 떠올려 


      

    지연이한테 말해줬다. 


      

      


      

    그렇게 한 게 


      

    1년이 되고 2년이 되고... 


      

    내 딸 현정이 선물살 때 


      

    지연이 것도 꼭 챙겨서 택배로 보냈고... 


      

    그렇게 지연이의 가짜 아빠 노릇을 


      

    전화로 이어나갔다. 


      

      


      

    “당신 어린애랑 요즘 원조교제 같은 거 하는 거 아냐?” 


      

      


      

    한때 아내에게 이런 오해를 받을 만큼 자주 통화도 했다. 


      

      


      

    현정이는 커 가면서... 


      

      


      

    “아빠 과자 사와, 아이스크림 피자~ 


      

    아빠 용돈 좀~~” 


      

      


      

    늘 그런 식인데 


      

    지연이는... 


      

      


      

    “아빠 하늘은 동그라미야 네모야? 


      

    돼지는 얼마나 뚱뚱해? 


      

    기차는 얼마나 길어?” 


      

      


      

    등등... 


      

    사물의 모양에 대한 질문이 대부분이었다. 


      

    그럴 때면 안쓰러워 더 자상하게 설명하곤 했지만 가끔 잘하고 있는 건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 


      

      


      

    3년쯤 지난 어느날, 


      

    지연이한테서 전화가 왔다. 


      

      


      

    “어~ 지연아 왜?” 


      

      


      

    “저기~ 나 사실은... 


      

    작년부터 알았어! 


      

    아빠 아니란거” 


      

      


      

    “.....” 


      

      


      

    뭐라 할 말이 없었다. 


      

      


      

    “엄마랑 삼촌이 얘기하는 거 들었어 진짜로 아빠가 하늘나라 간 거” 


      

      


      

    “그그그~~ 그래 미안~ 


      

    사실대로 말하면 전화통화 못할까봐 그랬어” 


      

      


      

    “근데 선생님이 4학년이면 고학년이래~! 


      

    이제부터 더 의젓해야 된댔거든” 


      

      


      

    “지연아! 


      

    근데 진짜 아빠는 아니지만 


      

    좋은 동무처럼 통화하면 안 될까? 


      

    난 그러고 싶은데 어때?“ 


      

      


      

    “진짜~ 진짜로? 그래도 돼?” 


      

      


      

    “그럼 당연하지” 


      

      


      

    그 뒤로도 우린 줄곧 통화를 했다. 


      

    다만 이제 아빠라고는 안 한다. 그렇다고 아저씨도 아니고 


      

    그냥 별다른 호칭없이 이야기하게 됐는데 솔직히 많이 섭섭했다. 


      

      


      

    그래도 늘 아빠로 불리다가 한순간에 그렇게 되니까... 그렇다고 아빠라고 부르라고 하기도 뭐하고... 


      

      


      

    시간이 흘러 지연이가 맹학교를 졸업하는 날이 됐다. 


      

      


      

    전화로만 축하한다고 하기엔 너무나 아쉬웠다. 


      

    몇해 동안 통화하며 쌓은 정이 있는데 그날만은 꼭 가서 축하해주고 싶었다. 


      

      


      

    목욕도 가고 가장 좋은 양복도 차려 입고 한껏 치장을 했다. 


      

    비록 지연이가 보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처음 만나는 날인데, 


      

    그 옛날 아내와 선보러 갈 때보다 더 신경쓴 거 같다. 


      

      


      

    꽃을 사들고 들어간 졸업식장에서 


      

    지연이 엄마를 처음 만났다. 


      

    너무 고맙다며 인사를 몇 번씩 하시는데 왠지 쑥스러웠다. 


      

      


      

    잠시 후, 


      

    졸업장을 받아든 아이들이 


      

    하나 둘 교실에서 나오는데 


      

    단박에 지연이를 알아볼 수 있었다. 


      

    신기하게도 그 많은 아이들 중에 


      

    유독 지연이만 눈에 들어왔으니까 


      

      


      

    “지연아!” 


      

      


      

    지연이 엄마가 딸을 부른다. 


      

    그러자 활짝 웃으며 다가온 지연이한테... 


      

      


      

    “지연아! 누가 너 찾아오셨어 맞춰봐” 


      

      


      

    하며 웃자 지연이는... 


      

    “누구?”하며 의아해 할 때 


      

    꽃다발을 안겨주면서 


      

      


      

    “지연아! 축하해” 


      

      


      

    그러자 갑자기 지연이가 큰소리로 울음을 터뜨렸다. 


      

    예상치 못한 반응에 지연이 엄마도 나도 어쩔 줄 모르는데 지연이가 손을 더듬어 나를 꼭 안았다. 


      

      


      

    “아빠! 


      

    이렇게 와줘서 


      

    너무~~ 너무 고마워” 


      

      


      

    그 말을 듣는 순간 


      

    내 눈에도 눈물이 흘러내렸다. 


      

      


      

    난 이미 오래 전부터 너무나 착하고 이쁜 딸을 둘이나 둔... 


      

    너무 행복한 아빠였음을 


      

    그날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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