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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인터넷 설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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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15 (금) 18:33



     
     
    저는 인터넷 기사였었습니다 .
    대학을 휴학하고 복학을 준비하려고 하니
    IMF 로 인하여  
    집에서 등록금을 받을 수가 없는 형편이었죠 .   
    일거리를 찾아 여기저기 헤매던중  
     'KX  인터넷 설치기사 모집 -1 만원 / 건  
    초보자도 하루 세 건은 함 '   
    이라는 광고를 보았습니다 .
     
     
    한 달  25 일을 일하면  25X3=75...   
     ' 일단 편의점 보다는 많다 !'   
    라는 생각에 면접을 보러갔습니다 .   
    다행히 군대서 통신병을 하였고 ,   대학생이라 하니  
    선로와 컴퓨터를 잘 안다고 생각하셨는지  
    합격이 되었습니다  
     
    뭐 ..  통신병이었으나 무전병이었다는 것과  대학생이나 계산기도 버겁게 다룬다는  
    사실은 목구멍에서만 맴돌았죠 ..   
    그렇게 시작한 설치기사 일을    6 개월 일하고   6 개월 복학을 하고  
    다시  6 개월 휴학하고 일하고   다시   6 개월 복학을 하고  
    이렇게  5 년이란 세월을 보냈습니다 .   
     
    인터넷 설치기사라는 게    항상 처음 보는 사람들의 집에 들어가  
     
    한 시간 가까이 방안에서 컴퓨터를    만지작거려야 하는 직업 이다 보니  
    처음에는 이 사람 저 사람 집 다니며   사는 모습을 보는 게 좋았습니다 .
      벌써   5 년이 넘게 지난 일이지만    아직도 기억에 남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
     
     
     
    첫 번째 ,  밥 차려 주신 할머니 
      한창 바쁠땐 하루에 열 집 이상을 돌아야 합니다 .   
    물론  10 만원을 버는 것은 아닙니다 .   
    그중에는 무상 A/S 도 있고   설치가 안 되는 집도 있고
    기타 등등이 많아 운이 좋으면  6~7 건을 하는데  
    그나마도 한 달내 해지를 하면    설치비가 나오지 않아 ..   
    생각처럼 때돈은 안 벌립니다  
    8 시에 출근해서 오더를 받고    전화를 일일이 드려 시간약속을 잡고  
    장비를 수령하고 총알같이 튀어나가도   9 시를 보통 넘깁니다
     
    방문해 달라는 시간도 제각각이라    황량한 동네를 하루에도 몇 번씩 가로 지르며  
    점심을 굶기 일수죠 ..   
    그날도 아마 길거리 표 햄버거를 먹으며       오토바이를 타고 설치를 갔을 겁니다 .   
    90 도 배꼽인사를 하고 들어가서    인터넷 설치를 하고 있습니다 .   
     ( 설치후 기사평가를 하는데 불친절 뜨면   곤장을 맞을 수도 있습니다 .)
     
    자식들은 모두 출근했는지    할머니 혼자 계셨습니다 .   
    컴퓨터가 있는 방을 안내받고 들어가서    사부작 사부작 설치를 시작했습니다  
    설치를 한참하고 있는데    밥상을 들고 들어 오시더라구요 ..   
     " 젊은이 ...  먹고하지 ?"   
    머슴밥처럼 고봉으로 쌓은 밥이   새로 했는지 김이 모락모락 나고  
    반찬도 정성스럽게 차려져 있었습니다 .   
    국과 밥이 한 개인걸 보면 저만 먹으라고    일부러 지으신 밥이었습니다 .   
    차마  " 어르신 제가 오기 전에     햄버거를 먹어서 배가 부릅니다 "   
    라고 말할 수가 없더군요 ..   
    또 배는 불렀지만 어르신의 정성이   배속의 햄버거를    ' 좌우로 밀착 '  시켰습니다 .   
    우물쭈물하던 제가 밥숟가락을 드는 것을    보신 후에야 밖으로 나가시더군요  
     
    고마운 마음에 남김없이 밥을 먹는데  
    목이 메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   
     ' 이런 분이 아직도 계시는 구나 ..'   
    하지만 밥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이번에는 아들분이 드시는 보약이라며    대접에 데운 보약을 가져다 주시는 것이었습니다  
     " 젊은이 기술이 좋구먼   힘든 일 하는 것 같은데 몸이 재산이여 "   
    그 당시에는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몰라  일단 먹고 마시고 봤는데 ..   
    시간이 지나도 그 어르신이    차려주신 밥상이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   
    “ 다신 뵙지 못 했지만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  어르신 !“
     
     
     
    두 번째 ,  합동설치  
    K*  인터넷은 전화국과의 거리가    인터넷 품질과 많은 연관이 있습니다
    전화국에서 직접 신호가 나가기 때문에   거리가 가까우면 신호가 강하기 때문입니다 .
     ( 물론 지금은 아닙니다 .)   
    제가 있던 전화국에는 전화국에서 먼   그것도 상당히 먼 지역에  
    소위 말하는 달동네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곧 재개발 된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었던 지역이기 때문에
    선로에 대한 정비나 투자가 빈약한 곳이었죠  
    한 번은 그곳에 인터넷 설치를 하러 갔습니다 .   
    주소가  ' 산 108 번지 아무개씨네 댁 '    이렇게 나옵니다 .   
    오토바이를 몰고   108 번지 통장집을 찾아갔습니다 .   
    그리고 댁에 인터넷 설치를 왔다고 하니     저를 데리고 직접 집으로 안내를 해 줍니다 .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   
    대문이자  +  현관문이자  +  안방문인  
    창호지 바른 미닫이 문이 스르륵 열립니다  
    실내로 들어가니    두 평 남 짓 되는 방 입니다 .   
    화장실은 공용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보이고    주방은 방문 옆에 버너가 놓여져
    있는 게 전부 였습니다 .
    아주머니가 계셨는데   거기서 세식구가 산다고 합니다    원래는 제법 살았는데  
    IMF 에 아저씨의 사업이 망하고    집은 경매에 들어가서   세간 살이만 겨우 챙겨
    도망치다시피 나왔다고 하셨습니다 .
    없는 살림 이지만 아들은 공부를    시켜야 하기에 인터넷을 신청하신다 합니다
     
      컴퓨터는 다행히 들고 나오셨는지     집과는 묘한 대조를 이루는 최신형 컴퓨터입니다 .   
    집밖에 선을 끌어다 모뎀에 연결하니    신호가 잡히지 않더군요  
    그래서 전봇대에 올라가 선을 끌어왔습니다  
    그래도 신호가 잡히지 않습니다     오래된 선들이 정비도 안 되고     야외에 노출되어 있다 보니
    물을 많이 먹은 것 같았습니다 .   
      쩔 수 없이 내려와서 말씀을 드렸죠 .
     " 아주머니 인터넷 신호가 잡히질 않네요 .    설치가 불가능 합니다 ."   
     
    그러자 아주머니가 눈물을 훔치십니다 .     제 앞이라 그런지 목놓아
    울지는 못 하시고 흐느끼시며    부모를 잘 못 만나 아들이 공부를 못 한다며 ..
    저는 어쩔 줄 몰라 했고
    아주머니는 몇 분을 우시더니    이렇게 와줘서 고맙다고 말씀을 하십니다 .
     
    사실 우리를 부르기 전에    다른 인터넷 설치 업체도 불렀는데    지번만 듣고는 설치 불가하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합니다 .   
    그래도 방문해서 한 시간 넘게 애쓰셨다며    저한테 오천원짜리 한 장을 건네셨습니다 .
    뭉클 하더군요  
     " 안 받으면 더 섭섭하니까   꼭 받으시고 담배 값이나 하세요 "   
    돈을 받아야 하나 잠시 고민을 해봤습니다
    받아서 돌아가기도 뻘줌하고   그렇다고 성의를 무시하는 것도   도리가 아닌 것 같았습니다 .   
     ' 뭐 조카같은 녀석을 위해서 하루 쯤 투자해 보자 '
    는 생각이 들더군요  
     " 아주머니 제가 한 시간 단위로    하루종일 약속이 잡혀 있습니다 .   
    오늘은 도저히 시간이 안되구요 ..  내일 시간을 넉넉하게 잡고   다시 한 번 오겠습니다 .   
    내일 개통이 되면 그때 받겠습니다 ."   
    이렇게 말씀드리고 달동네를 내려오면서    전봇대 숫자를 세어 봤습니다 .   
    아랫동네까지 족히    10 개가 넘는 전봇대가 있더군요  
    평균  20~30 미터 단위로 세워져 있으니까    한   300 미터면 될 것 같았습니다 .   
    다음 날 아침 ,
    소장님께는
    " 오늘 한 건만 설치하겠습니다 "   
    라고 말씀들 드렸죠 .   
    첨엔 황당해 하시더니  
    뭐 ,  건당 돈 받는 녀석이   일을 적게 가져가겠다는데  
    크게 말리시지는 않더군요  
    또 나름 좋은 일이라 생각하셨는지   선뜻 케이블 한 박스를 내어주십니다 .   
    오토바이에 모뎀 한 개와   케이블 한 박스를 싣고 달려갔습니다 .   
     ' 오늘 전봇대  10 개를 타야한다 이 악물고 타자 !'   
    아침 일찍 방문을 두드리니    아주머니가 나오십니다 .   
     " 밑에 동네에서 부터 선을 끌고    와야 하니 얼마나 걸릴지 모릅니다 .   좀 기다려 주세요 "   
    라고 말씀을 드리는데    옆 평상에 앉아 장기나 바둑을 두고  
    계시던 아저씨들이 그 이야기를 들었나 봅니다  
     " 아무개 씨네 댁에 인터넷 설치해 ?"   
     " 그럼 우리가 도와야지 ~"   
    하시더니 동네 어디선가에서   사다리 등을 꺼내 오십니다 .   
    제가 더 어리둥절 합니다 .   
    당시는  IMF 로 일용직 근로자분들이    새벽에 일을 못 구하고 돌아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아무래도 그 분들 인거 같습니다 .   
    그중에는 전기 기술자 분들도 계시고
    형님 뻘 되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   
    아랫동네에서 선을 이어 온다는 얘기를 들으시더니     전기기술자 한 분 두 명이  
    양쪽에 전봇대에 올라가고   한명이 선을 올려 주면    금방 될 것 같다고 하십니다 .   
    저는 아랫동네에서 인터넷 신호가   들어 오는 선을 찾고   아저씨들이 선을 전봇대에 묶습니다 .   
    좌충우돌 우왕좌왕처음 해 보는 작업인지라  
    빗자루를 장대에 묶어 선을 끼워 올려 보기도 하고  
    뭐가 잘 안 되면  
    이래라 저래라 소리를 질러가며   일하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습니다 .   
    정말  8 시간을 모두 쓸 각오로 왔는데    두 세시간만에 일이 끝나버렸습니다 .
    제가 더 어리둥절 했습니다 .
     
    아저씨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평상으로 돌아가 장기를 두려고 합니다 .   
    아주머니는 그런 관경에 또 우십니다 .   
    아주머니가 다시 내민  5 천원을 받고    오토바이를 타고 오는데
     
    저 역시 눈물이 날려고 합니다 .   
    많은 것을 배운 하루였던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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