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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스마트폰을 구입한 뒤에는 굳이 PC와 연결해 연락처 정보를 옮겨 담지 않게 됐다. 그러고 보면 어느샌가 스마트폰을 PC에 케이블로 연결하고 아웃룩이나 캘린더 등을 통해 정보를 동기화하고 관리하는 모습도 사라졌다. 아이폰을 구입하고 한 번도 PC에 연결해보지 않았다는 사람을 찾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클라우드 서비스 때문이다. 클라우드라는 말은 요즘 IT 여러 분야에서 쓰이지만 스마트폰에서는 주로 정보를 보관하고 다른 장치와 공유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기본적으로 iOS와 안드로이드 모두 연락처와 일정 정보, e메일을 보관하기 때문에 새 스마트폰을 구입해도 기존에 쓰던 스마트폰과 거의 같은 환경을 만들어준다.

애플의 광고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잘 설명하는 좋은 예다. 어디에서나, 어떤 기기에서나 최대한 같은 환경을 만들어준다는 게 줄거리다. 지하철에서 아이패드로 기록한 문서나 메모가 집에 가면 맥북에 고스란히 뜬다. 화장실에 앉아서 아이폰을 꺼내들면 거기에도 똑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 휴대폰이 망가져도 그 안에 들어 있는 데이터를 걱정하지 않아도 저절로 인터넷에 안전하게 보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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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지난해 iOS5를 통해 아이클라우드를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대다수의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다소 복잡하고 어려울 수 있는 클라우드 개념을 아주 쉽게 풀어냈다. 아이폰·아이패드에 입력한 연락처, 캘린더, 미리 알림, 책갈피(즐겨찾기), 메모, 사진 등 스마트폰의 주요 콘텐츠가 아이클라우드에 보관된다.

애플의 문서 작업 도구인 아이워크 작업 문서들도 아이클라우드를 이용한다. 지금까지는 이 문서들이 아이폰·아이패드에서만 공유됐는데 맥북, 아이맥의 운영체제 OS X이 10.8 마운틴라이언으로 판올림되면서 노트북-아이패드-아이폰 간에 문서가 저절로 공유되면서 제대로 된 클라우드의 형태가 갖춰져 가고 있다. 애플은 이 서비스들을 아이클라우드 웹사이트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전 유료로 서비스되던 모바일미와 비슷한 서비스지만 기능은 더 추가하고 요금은 무료로 바꿨으니 고마운 일이다. 안타깝게도 국내 위치정보법 때문에 단말기를 잃어버렸을 때 위치를 찾아주는 ‘나의 아이폰 찾기’는 이용할 수 없다.

구글은 애초부터 대부분의 서비스를 웹브라우저 안에서 만들어낸 기업이다. 모바일은 구글의 이 서비스를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플랫폼이다. 안드로이드폰을 구입하면 가장 먼저 할 일이 네트워크 설정과 구글 계정 입력이다. 화면 위에 동그란 화살표가 빙글빙글 돌고 있는 것은 G메일과 연결해 연락처 정보를 불러오고 있다는 신호다. 최근에는 설정 정보까지 클라우드에 보관한다. 예를 들어 새로 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구글 계정을 입력하면 메시지 알림음과 소리 크기부터 와이파이 접속 정보까지 이전 스마트폰에서 쓰던 내용이 고스란히 복원된다.

구글은 기본 기능들 외에도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하나씩 모바일로 당겨오고 있다. 문서나 파일 등을 보관하는 구글드라이브 앱을 따로 제공하거나 안드로이드폰에 담긴 음악을 재생하는 ‘플레이 뮤직’에서 ‘구글 뮤직’에 올려둔 음악 파일을 불러오는 것처럼 서비스와 방법을 다양하게 확장하고 있다.

두 회사의 클라우드 서비스는 당연하게도 비슷한 방향으로 닮아 가고 있다. 스마트폰부터 태블릿, PC까지 최대한 같은 콘텐츠, 같은 경험을 빠르고 안전하게 이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다보니 비슷한 서비스들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 비슷한 시기에 구글과 애플 양쪽에 도입된 탭 클라우드가 좋은 예다. 출근길에 아이폰으로 보던 웹사이트를 사무실에 도착해서 새로 주소를 입력해가며 열 필요 없이 탭 누르듯 그대로 열어볼 수 있는 기능이다. iOS의 사파리 웹브라우저에는 최근 아이클라우드 탭이 생겼다. 이 안에서 아이클라우드에 연결된 맥, 아이패드, 아이폰의 사파리에서 현재 보고 있는 웹브라우저 탭을 열어볼 수 있다. 구글 크롬은 좀 더 적극적이다. 윈도우와 안드로이드 외에도 맥, 아이폰 등 거의 모든 플랫폼으로 웹브라우저를 내놓은 구글인 만큼 그 영역이나 활용도가 조금 더 넓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경쟁적으로 닮아가고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각에는 약간 차이가 있다. 구글은 웹에서 이뤄지는 서비스를 모바일에서 좀 더 편하게 이용하도록 클라우드를 비롯한 모든 서비스가 이뤄진다. 모바일에서는 안드로이드에 중요도를 더 두긴 하지만, iOS를 비롯한 다른 플랫폼에도 똑같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애플도 구글 서비스들을 아이폰, 아이패드에서 쓰는 것을 제한하지 않는다.

구글 입장에서도 iOS는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플랫폼이기에 구글의 다양한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는 훌륭한 토대가 된다. 애플로선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들이 쓰는 구글의 서비스를 끌어안아 편리하게 만들면 아이폰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진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도 다르지 않다. 그래서 아이폰에서도 운영체제 자체적으로 구글 캘린더와 G메일을 아이클라우드와 똑같이 쓸 수 있게 했고 크롬이나 구글드라이브 등의 앱으로 구글의 인기 서비스들이 공유된다.

그 반면, 애플은 여러 대의 기기를 갖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이 장치들간에 데이터를 자연스레 공유해 하드웨어와 운영체제를 더 잘 쓰기 위한 클라우드 서비스에 가깝다. 아이클라우드 광고에 담긴 메시지가 좋은 예다. 웹서비스는 기기에서 확장되는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따로 포털이나 웹서비스를 하지 않는 애플은 아이클라우드닷컴에서 메일, 일정, 주소록, 문서 등 아이클라우드의 주요 기능들을 열어 쓸 수 있다.

구글 서비스에 대해 이해도가 높고 많은 기능들을 폭넓게 활용하고 있는 이용자라면, 안드로이드에서도 앱과 모바일웹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들을 익숙하게 이용할 수 있다. 애플은 이를 좀 더 쉽게 한다. 아이클라우드에 동기화하는 과정도 특별히 뭘 하고 있다고 신호를 주거나 생색을 내지 않는다. 나도 모르는 새 조용히 이뤄질 뿐이다. 스티브 잡스 애플 옛 CEO도 살아생전 입버릇처럼 “그건 그냥 작동하는 거야”(It just works)라고 말하곤 했잖은가. 애플 세상에선 모든 것을 클라우드로 가져가는 것은 아니고 꼭 필요한 서비스들이 아이클라우드에 하나씩 더해지고 있다. 세련되긴 했지만 그 서비스의 종류가 적다.

앞으로 우리는 점점 스마트폰을 PC에 연결할 일이 사라질 것이다. 음악이나 동영상을 옮길 때는 연결해야 하지 않을까. 이것조차 앞으로 사라질 모습이다. 애플은 아이튠즈에 무선으로 음악, 영상, 앱, 파일 등을 동기화할 수 있는 기능을 넣었고 구글 역시 음악은 구글 뮤직에, 나머지 파일들도 구글 드라이브를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제 스마트폰이 잡아야 하는 줄이 PC에서 ‘구름’으로 바뀌었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는가.

http://www.bloter.net/archives/122294/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