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디바이스의 미덕은 ‘언제 어디서나’이다. PC에 준하는 다양한 기능을 가진 디바이스를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다는 것. 이것이야 말로 스마트 디바이스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스마트 디바이스에서 구동되는 게임들의 미덕은 무엇일까. 이론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언제 어디서나’라고 본다. 이는 ‘앵그리버드’와 같은 작품을 봐도 알 수 있다.
쉽고 간단함, 하지만 결코 간단하지만은 않은, 그런 작품이 스마트 디바이스에 걸맞고 보다 많은 이들이 선호할 수밖에 없다. 스마트폰 디바이스 사용자들이 모두 게이머는 아니기 때문이다.
■ 스포츠 아닌 원버튼 게임
그런 면에서 컴투스(대표 박지영)의 ‘홈런배틀2’는 전작이 그랬던 것처럼 인기를 끌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언제, 어디서나’에 딱 맞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만 가지고는 이 작품이 인기를 끌 수밖에 없다고 말하긴 어렵다. 하나가 더 추가되어야 한다. ‘재미있다.’ 그리고 이 말 외에는 딱히 할 말도 없는 작품이 ‘홈런배틀2’다.
사실 ‘홈런배틀2’는 그 제목에서 연상되는 것과 달리 야구 게임이 아니다. 야구를 소재로 했을 뿐 스포츠 게임이라기 보단 아케이드 액션에 가깝다.
정확하게는 컴투스의 장기인 원버튼 게임이다. 스마트 디바이스에 맞춰 자이로센서 등을 활용한 기능이 추가됐을 뿐 기본적으로 원버튼 게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디바이스를 좌우위아래로 움직여 방망이 커서를 날아오는 공의 궤적에 맞춘다. 그리고 화면을 터치한다. 그게 전부다. 원버튼 게임일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그리고 이 작품은 컴투스의 원버튼 게임이 그랬던 것처럼 재미있다. 그 외에 다른 말은 필요치 않다.
■ 새로 추가된 요소는 후식에 불과
물론 미사여구를 붙이고자 한다면 손맛이 살아있다, 쉽고 간단하다, 연출을 통해 타격감을 살렸다, 전작에 비해 아이패드 같은 넓은 화면에서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비주얼이 부드럽고 보기 좋다,
각종 모드로 즐길 거리가 많다, 멀티플레이 모드도 다양해 경쟁 심리를 자극한다, 추가된 2개 캐릭터와 다양한 아이템이 수집의 재미도 더했다 등 할 수 있는 말은 많다.
하지만 사실상 그 모든 말들은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 전작에 비해 향상됐다는 비주얼이나 늘어난 모드와 아이템들은 분명 흥미를 더하는 요소이지만 절대적이지 않다.
기본적으로 ‘홈런배틀2’가 가진 재미가 없다면 무의미하다. 전작인 ‘홈런배틀3D’가 인기 있었던 것이 비주얼이 좋아서이거나 다양한 모드와 아이템들 때문이었던 것은 아니다.
핵심적인 재미가 분명했고 이 것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이다. 나머지는 후식에 불과하다. 아니 먹기 좋은 떡을 보기 좋게 만드는 그릇과 같은 역할일 따름이다. 사용자들이 좋아한 것은 쉽고 간단하게 느낄 수 있는 재미, 그것일 뿐이지 다른 것이 아니다.
■ 단지 ‘재미있을 뿐’
혹자는 쉽고 간단하고 손맛이 살아있다는 그 부분이 재미 요소라고 할지도 모른다.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쉽고 간단하고 손맛이 살아있다는 것을 핵심 재미 요소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런 게임은 ‘홈런배틀2’ 말고도 많다. 아니 과거에 나왔던 원버튼 게임들이 모두 그랬다. 하지만 그런 게임들이 모두 인기를 끈 것은 아니다.
온라인 게임은 어떨까. 마찬가지다. 흔히 이야기하는 재미 요소를 모두 갖추고도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아니 사용자들의 흥미를 못 끄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는 재미라는 것이 특정 요소로 정의될 수 없는 사람의 심리적 측면에 기인하는 탓이다.